'한국인 남편과 태국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태국인 탑승객 가족이 전한 심경
"소름이 돋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어요."
제주항공 2216편의 태국인 탑승자 중 한 명으로 확인된 동구마니 종룩의 친척 찰렘신 폰핏차야는 BBC 취재진에게 사고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으며 믿을 수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태국인 탑승자 한 명이 우돈타니 지역 출신이란 이야기에 더 놀랐습니다."
찰렘신은 외국에 다녀오느라 최근 태국을 방문한 친척 동구마니를 보지 못했다. 그는 친척의 비극적인 소식을 뉴스로만 접했다.
태국 외교부는 방콕을 떠나 무안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2216편에 탑승한 두 명의 태국인 탑승자가 동구마니 종룩과 샤우 시리톤이며, 이들이 사망했음을 확인했다.
태국 외교부는 동구마니의 나이가 49세라고 전했지만 친척인 찰렘신은 45세가 맞다고 말했다.
"너무 슬픕니다. 이런 일은 다른 나라 뉴스로만 접했습니다. 태국인이 관련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영상을 보니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찰렘신은 동구마니가 3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으며, 한국에서 5~6년간 농사일을 하며 거주해왔다고 전했다. 가끔은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친척 찰렘신에 따르면 동구마니는 일 년에 두 번 있는 명절 때마다 태국 북부 우돈타니에 있는 가족을 방문했다. 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는 77세 부친과,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7세, 15세인 자녀들이 이곳에 살고 있다.
찰렘신은 또 동구마니가 사고를 당하기 전 약 2주간 태국에 머물며 가족들을 만났고 남편과 치앙 마이를 여행했다고 전했다. 또 남편은 아내보다 먼저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29일 오전 9시 3분경 발생했다. 탑승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 이중 태국인 탑승객이 2명으로 확인됐다.
태국 외교부는 유족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며, 주한 태국대사관은 한국 당국 및 제주항공과 협력해 유가족의 한국 입국 및 기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군을 특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복구 등 사고 수습에 범정부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추가 취재: 이선욱, BBC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