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에 징역 15년 구형…김 여사 '억울한 점 많지만 죄송'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1심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20억원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에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1144만3596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에 추징금 1억3720만원을 구형했다. 모두 합해 징역 15년에 벌금 20억원이다.
특검팀은 중형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남용해 수차례 출석 요구 불응하거나 1년이 지난 뒤에야 서면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일반 국민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특권적 행태를 보여왔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피고인은 그동안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며 "십수 년 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이 법대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 예외였다.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시켰다"고 했다.
통일교 청탁과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종교단체와 결탁해 헌법상 정교 분리 원칙을 무너뜨렸고 선거의 공정성과 대의제 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했다.
김 여사 측 '모든 혐의 부인'
이에 대해 김 여사 변호인단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선 "도이치모터스 사건 방조범으로 유죄가 확정된 손모씨와 비교할 때, 김 여사는 손씨와 달리 2차 주포 등 핵심 관계자와 직접 연락한 사실이 없는 등 시세조종을 인지했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날 김 여사는 검은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 뿔테 안경을 착용한 채 교도관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입장했다.
피고인신문은 김 여사의 증언 거부에 따라 5분 만에 종료됐다.
피고인신문은 검사 등이 피고인을 직접 신문하는 절차로, 김 여사 측은 앞서 재판부에 진술 거부 의사를 밝혔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2010년경 이정필을 만나 수익의 40%를 나눠주고 손실이 나면 보장받는 조건으로 16억원이 들어 있는 신한은행 계좌를 이정필에게 맡겼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여사는 "죄송하다"며 "진술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지는 특검팀 질문에도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다만 김 여사는 재판을 마치기 직전 최후 진술을 통해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과 자리에서 잘못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며 "특검이 말하는 것은 다툴 여지가 있지만, 어쨌든 저로 인해 국민들께 큰 실례를 끼친 점은 진심으로 죄송하고 반성한다"고 주장했다.
1심 판결은 1월 28일
이날 변론을 마친 사건은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 중 일부다. 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은 내년 1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1심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 1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지난 8월 29일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여사는 또 통일교 측에서 명품백과 귀금속 등을 수수하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동안 지난 9월 24일 첫 재판을 시작으로 한 번의 공판준비기일과 12번의 재판을 진행해왔다.
김 여사는 2023년 3월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과 관련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과 함께 정당법 위반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는데, 특검팀은 오는 4일 오후 2시 김 여사를 불러 '고가 귀금속 수수 의혹'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오는 11일 다시 불러 '종묘 차담회', '해군 선상 술 파티' 등 국가 자산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2차 특검' 꺼내든 여당
김건희 특검은 이달 28일 마무리된다. 특검이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당이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팀의 수사 결과에서 미진한 부분을 한데 모아 수사할, 이른바 '종합 특검'을 검토할 뜻을 밝히면서 정국이 2차 특검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는 워낙 비리가 많아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고, 채해병 특검도 임성근의 구명 로비 의혹은 못 밝히지 않았느냐"며 "이대로 끝낼 수 없고, 이대로 끝내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대 특검에 266억 원 예산과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다"며 "성과도 없이 예산만 왕창 쓰는 돈 먹는 특검을 추가로 또 만들겠다고 한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거짓공세와 정치공작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