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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한 마리에 33만원…급증하는 개미 밀거래

3시간 전
붉은색을 띤 거대한 아프리카 수확개미
Dino Martins
붉은색을 띤 거대한 아프리카 수확개미

케냐에 가면 개미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기가 되면, 케냐 리프트밸리의 조용한 농업 도시 길길 일대에서는 수천 개의 개미집에서 개미 떼가 쏟아져 나오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길길은 최근 급성장하는 불법 거래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짝짓기 철이 되면 날개 달린 수컷 개미들이 여왕개미와 교미하기 위해 둥지를 떠나고, 여왕개미들도 함께 날아오른다. 이 시기야말로 여왕개미를 포획해 밀수꾼들에게 넘기기 가장 좋은 때다. 이들은 개미를 투명한 용기 안에 넣고 관찰하는 취미 문화, 이른바 '개미 키우기' 열풍을 기반으로 한 세계 암시장의 중심에 있다.

국제적인 개미 수집가들에게 크고 붉은색을 띠는 아프리카 거대 여왕개미가 가장 인기가 높다. 주로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암시장에서 한 마리에 최고 170파운드에 거래된다.

여왕개미 한 마리는 혼자서 군집 전체를 형성할 수 있고 수십 년을 살 수 있다. 특히 스캐너가 유기물을 잘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편으로 쉽게 거래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처음엔 불법인 줄도 몰랐다"며 자신이 한때 외국 구매자와 현지 채집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BBC에 털어놨다.

'메소르 세팔로테스'라고도 알려진 이 개미는 동아프리카가 원산지이며 독특한 씨앗 수집 행동으로 개미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전직 브로커는 "외국인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크고 붉은 여왕개미를 비싼 값에 사려고 한다는 말을 친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뙤약볕이 내리쬐기 전인 이른 아침, 넓은 밭 근처 개미집을 찾아다녔어요. 외국인들은 직접 밭에 나오지 않았어요. 마을의 게스트하우스나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가 그들이 준 작은 튜브나 주사기에 개미들을 넣어 갖다주곤 했습니다."

개미는 이와 같은 개미집에서 흔히 발견된다
Getty Images
개미는 이와 같은 개미집에서 흔히 발견된다

케냐에서 이 불법 거래의 규모가 드러난 건 지난해 길길 일대에서 채집된 수확개미 여왕 5000마리가 인근 관광 도시 나이바샤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면서다.

벨기에·베트남·케냐 출신 용의자들은 개미들을 촉촉한 솜을 넣은 시험관과 주사기에 담아놨는데, 이 상태로 두 달간 생존이 가능하다고 케냐 야생동물관리국은 밝혔다. 용의자들은 개미를 유럽과 아시아로 반출해 판매할 계획이었다.

코끼리 상아나 코뿔소 뿔 같은 굵직한 야생동물 범죄에 익숙했던 케냐 당국과 과학자들에게 이번 개미 밀매 사건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영국의 개미 판매 사이트 'Ants R Us'는 이 종을 "많은 이들의 꿈의 종"이라고 소개하면서도, 현재는 물량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생물학자 디노 마틴스는 "곤충학자인 저도 이 거래의 규모에 놀랐다"고 BBC에 말했다. 케냐에는 약 600종의 개미가 서식하고 있다.

그는 이 여왕개미의 매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이 개미는 몸길이가 최대 25mm까지 자라고, 평생 알을 낳는다.

"가장 신비로운 개미 종 중 하나입니다. 대규모 군집을 이루고 흥미로운 행동을 보여주는데, 키우기도 쉽죠. 공격적이지도 않아요."

짝짓기 비행 이후 수컷들의 운명에 대해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걸로 수컷의 역할은 끝납니다. 대부분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거나 죽습니다." 이후 여왕은 서둘러 작은 굴을 파고 알을 낳기 시작하며 자신의 왕국을 세운다.

일개미와 집을 지키는 병정개미는 모두 암컷이고, 최종적으로는 수십만 마리에 달한다.

마틴스는 "개미집은 50년, 심지어 70년까지도 생존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나이로비 근처에서 최소 40년 된 둥지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왕개미도 그만큼 오래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왕개미가 죽는 순간 둥지는 붕괴되고 살아남은 일개미들은 다른 둥지를 찾아 나선다.

케냐 사람들은 개미떼가 농작물을 습격하거나 집을 침입하는 문제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개미 군집을 없애기 위해서는 먼저 여왕개미를 찾아야 하는데, 여왕개미는 종종 개미집의 터널이나 둥지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

전직 브로커는 개미집을 살짝 건드려 탈출하려는 개미들을 모으는 방법으로도 개미를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에서 체포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내가 무슨 일에 가담했는지 깨달았고, 즉시 이 일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체포된 사람들은 생물자원 도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벌금형 또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7700달러의 벌금을 내는 것을 선택했고, 외국인들은 출국했다.

2주 전, 지난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다른 여권을 사용해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한 명이 나이로비의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서 튜브와 휴지심에 여왕개미 2000마리를 숨긴 혐의로 체포됐다.

이달 초 나이로비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서 중국행 수하물에서 대량의 살아있는 개미가 발견됐다
KWS
이달 초 나이로비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서 중국행 수하물에서 대량의 살아있는 개미가 발견됐다

2023년 중국의 개미 거래에 초점을 맞춰 보고서를 발표한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정양 왕 교수는 이러한 상황이 우려스럽고 지역 생태계에 "심각한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BBC에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개미를 기르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뻤다"고 말문을 열었다.

애완용 개미 군집은 흔히 개미 사육장, 즉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기른다. 사육자는 이 상자를 통해 개미들이 터널을 파고, 먹이를 모으고, 여왕개미를 지키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왕 교수는 "개미 사육장은 꽤 매력적이며 곤충과 그 행동에 대해 사람들을 교육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외래종을 이렇게 들여오는 건 엄청나게 위험한 일 아닌가?'"

연구진은 6개월 동안 중국에서 5만8000개 이상의 군체에 대한 온라인 판매를 모니터링한 결과, 수입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거래된 종의 4분의 1 이상이 중국 토착종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왕 교수는 "침입종 개미의 거래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머지않아 몇몇 개미들이 개미집에서 탈출해 야생에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참여한 연구는 학술지 '생물보존'에 실렸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종 중 하나인 메소르 세팔로테스가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특히 동아프리카 원산인 이 개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자 수확개미 중 하나이며, 중국 남동부의 곡물 중심 농업 지대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케냐에서도 환경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마틴스는 "수확개미는 핵심종이자 생태계 엔지니어"라며 "풀과 다른 식물의 씨앗을 수확하면서 씨앗 확산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이 곤충들이 더 건강하고 역동적인 초원을 만든다"고 덧붙였다.

케냐 야생동물 연구 및 훈련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인 무코니 와타이 역시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BBC에 "지속 불가능한 수확, 특히 여왕개미 제거는 군집 붕괴로 이어져 생태계를 파괴하고 생물다양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냐에서는 다양한 국제 조약에 따라 특별 허가를 받으면 합법적으로 개미를 채집할 수 있다. 허가를 받은 구매자는 수익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내용의 이익 공유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케냐 야생동물관리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허가 신청은 한 건도 없었다. 관련 서류에는 채집되는 개미의 수와 목적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포함돼야 한다.

개미 사육장은 수집가들이 개미 군집의 작동 방식을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Getty Images
개미 사육장은 수집가들이 개미 군집의 작동 방식을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일부 환경보호론자들은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 거래 협약, 즉 세계적인 야생동물 거래 조약에 따라 모든 개미 종에 대한 더 강력한 거래 보호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세계 개미 거래 연구원인 세르지오 엔리케스는 BBC에 "실제로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 거래협약에 등재된 개미 종은 단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이동을 감시하는 국제 조약이 없다면, 거래 규모는 정책 입안자들과 국제 사회에 거의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틴스도 이에 동의하며 "실제로 거래되는 개미 중 극히 일부만이 적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그 규모를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언론인 찰스 오냥고-오보는 케냐가 중요한 글로벌 수익 창출 기회를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미는 금이나 다이아몬드처럼 유한한 자원이 아닙니다. 개미는 사육하고 키울 수 있는 생물학적 자산이며, 하루에 수천 마리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개미를 마치 훔친 물건처럼 취급합니다."

실제로 케냐 정부는 지난해 개미 거래를 포함한 야생동물 경제의 상업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 지침을 승인했다.

와타이는 "이 지침은 개미와 같은 야생종의 지속 가능한 이용 거래를 장려해 모든 지역에서 일자리와 부, 그리고 지역 사회의 생계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길길 주변 농민들은 밭과 과수원 사이에 특별한 개미집을 조성해 수익성 높은 여왕개미를 합법적으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여러 지역의 취미 수집가들에게 개미를 수출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가를 둘러싼 논쟁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추가 취재: 오스몬드 치아/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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