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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불똥...미국 '스페인 자격 정지' 검토에 나토 '그런 규정 없다'

5시간 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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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이 스페인의 이란 전쟁 관련 입장을 이유로 스페인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 자격 정지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나토가 군사동맹인 회원국을 정지하거나 제명할 수 있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미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 국방부 내부 이메일에 미국의 작전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동맹국들을 제재하는 방안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해당 이메일에는 영국이 남대서양 포클랜드 제도에 대해 주장하는 영유권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재검토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클랜드 제도는 아르헨티나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나토 관계자는 BBC에 "나토 창립 조약은 나토 회원국 자격 정지나 제명을 위한 어떠한 조항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스페인 총리도 해당 보도를 일축했다.

킹슬리 윌슨 미 국방부 대변인은 BBC에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을 위해 모든 것을 해왔음에도 그들은 우리를 위해 함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방부는 대통령이 동맹국들이 더 이상 허울뿐인 존재가 아니라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들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선택지를 갖추도록 할 것"이라며 "그와 관련한 내부 논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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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

BBC는 영국 정부에도 논평을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하고, 이후 이란이 핵심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제한한 뒤, 나토 동맹국들이 더 큰 역할을 맡는 데 소극적이라고 거듭 비판해왔다.

스페인은 자국 영토 내 공군기지를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은 스페인에 로타 해군기지와 모론 공군기지 등 두 곳의 군사기지를 두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메일을 근거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공식 문서와 미국 정부가 취한 공식 입장에 따라 대응한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이 "동맹국들과의 전면적인 협력을 지지하지만, 이는 언제나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쟁에 더 깊이 관여하거나, 현재 미국이 이란 항구를 봉쇄하는 데 동참하는 것은 영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겨냥한 이란 내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영국 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영국 공군 항공기들은 이란 드론을 격추하는 임무에도 참여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은 지속적인 휴전이나 전쟁 종식 이후, 세계적인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개방 상태로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럽에 기대고 있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호르무즈 해협을 훨씬 더 필요로 한다"며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을 돕지 않는 유럽 동맹국들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어 "유럽과 아시아는 수십 년 동안 미의 보호로 혜택을 누려왔지만, 무임승차의 시대는 끝났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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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3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나토 방위동맹을 자신은 늘 '일방통행'으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는 로이터에, 미 국방부 내부 이메일에 접근권, 기지 사용권, 영공 통과권을 뜻하는 ABO가 "나토의 절대적 기본선일 뿐"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해당 이메일이 이처럼 협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상황에 대한 보복 가능 조치로, 포클랜드 제도와 같은 오랜 유럽의 "제국적 소유지"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지지를 재평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미 국방부 메모가 알려진 뒤 "나토 동맹국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나토가 힘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프로스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나토의 유럽 축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는 분명히 미국의 축을 보완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스페인의 나토 회원국 지위가 문제 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베를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은 나토 회원국"이라고 강조한 뒤, "이러한 회원국의 지위가 바뀌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말비나스라고 불리는 포클랜드 제도는 영국에서 약 8000마일(1만2875km) 떨어져 있으며, 아르헨티나 본토에서는 약 300마일 떨어져 있다.

아르헨티나는 남서대서양에 있는 영국 해외영토인 이 섬들에 대해 오랫동안 주권을 주장해왔다. 1982년 아르헨티나군이 이 섬들을 침공한 뒤, 두 나라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전쟁을 벌였다.

해당 이메일에는 또 다른 선택지로, "다루기 어려운 국가들을 동맹 내 주요 직책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담겼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그는 로이터에 "해당 메모가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며 "유럽 내 미군 기지를 폐쇄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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