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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시리아 독재정권…북한에 주는 의미는?

2일 전
반세기 넘게 이어진 시리아의 2대 독재정권의 몰락이 3대 독재정권인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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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게 이어진 시리아의 2대 독재정권의 몰락이 3대 독재정권인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중동의 대표적인 친북국가 시리아의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반군의 진격 속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러시아로 망명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그와 그 가족들을 받아주었다.

시리아는 북한의 중동 지역 거점 역할을 해온 국가다. 양국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끈끈한 사이로 전해진다.

특히 시리아는 북한의 수교국으로, 팔레스타인과 함께 한국의 미수교국 두곳 중 하나로 남아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월 수교를 체결한 쿠바와 함께 시리아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시리아 2대 독재정권의 몰락이 3대 독재정권인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방국 독재자의 몰락을 바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1974년 10월 평양에서 만난 시리아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과 김일성 북한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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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 평양에서 만난 시리아 하페즈 알아사드 대통령과 김일성 북한 주석

시리아는 북한의 친전 순위 1번

북한과 시리아는 지난 1966년 수교를 맺었다. 이후 두 나라는 우호 친선 노선을 지향해왔고 당연히 평양에는 시리아 대사관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는 북한 대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양국을 끈끈하게 묶어준 것은 바로 군사 협력이다. 1991년 6월 시리아가 사우디의 원조금으로 북한 미사일을 구입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북한과 시리아가 비밀리에 핵 개발 협력을 해왔다는 사실이 2008년 1월 밝혀졌다.

13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을 돕기 위해 북한군 파병이 이뤄지기도 했는데, 이에 시리아는 2015년 수도 다마스쿠스 대통령 사저 근처에 김일성공원을 개장하는 등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히 공원 개관식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소식통은 BBC에 "북한에게 시리아는 단순 우방국이 아닌, 친전 순위 1위 국가"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정상들 간 편지를 주고 받는 순위로 국가 관계를 결정짓는 북한에게 친전 순위 1번은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시리아라는 말이다.

그는 "러시아 무기 수출 이전에 북한의 무기 수출국 1위는 이란, 그 다음이 바로 시리아였다" 면서 그 정도로 북한과 시리아는 매우 가까운 사이라고 강조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역시 "아사드 대통령에게 권력을 물려준 아버지인 하페즈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이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며 "과거 시리아 대통령궁에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는 커다란 그림이 걸려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내전이 이어지는 동안 북측 대표단과 군사고문단이 시리아를 자주 방문했다"며 "무기 수출은 물론 양국이 당시의 군사 교류를 선전선동에 활용한 것 역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시리아는 이란, 쿠바와 함께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10월 7일 평양에 있는 국방대학교를 방문한 모습
Reuters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4년 10월 7일 평양에 있는 국방대학교를 방문한 모습

시리아 몰락은 체제 불안정의 또다른 사례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판 신냉전 외교를 지향해오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북한의 외교 역량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난으로 인해 재외 공간이 줄었을 뿐 아니라 러우 전쟁으로 인한 북러 밀착을 중심으로 소위 권위주의 진념에 대한 외교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시리아 독재정권의 몰락으로 북한은 중동 군사협력의 핵심 거점을 잃게 됐다.

조한범 한국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리아 붕괴는 북한에게 매우 복합적인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이 다시 회상하기 싫은 악몽이 바로 1990년대 전후로 한 사회주의 독재체제 붕괴"라며 "체제 불안정의 또 하나의 사례가 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독재정권을 지탱한 가장 큰 힘 중 하나가 바로 러시아였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아나 전쟁에서 국력을 소진하면서 시리아에 대한 지원이 약화됐고 결국 아사드 정권 붕괴로 이어졌다"면서 "냉전 외교 벨트의 일부분이 무너지는 효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과의 대척점에서 아사드 정권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장지향 센터장은 "왜 갑자기 이 시기에 시리아 독재정권이 몰락했냐고 묻는다면, 이는 이란 '저항의 축' 가운데 가장 큰 세력인 헤즈볼라가 괴멸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란과 그 대리세력인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그동안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해왔는데 최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세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휴전에 동의하면서 힘이 빠진 것. 결국 시리아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해오던 러시아와 헤즈볼라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시리아 독재정권은 그렇게 허무하게 종말을 맞게 됐다.

반면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국가정보원 대북분석관을 지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수십년간 독재 정권의 붕괴를 계속 봐왔고 또 거기에 대비해 선대 때부터 '우리식사회주의'를 강화한 것"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초부터 적대적 두 국가론을 주창했는데 여기서 가장 핵심은 결국 정권의 공고화"라며 "시리아 독재정권의 붕괴는 주변을 더 경계하는 자극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대표는 "현재 주민 통제가 이뤄지고 있고 또 북러관계 강화로 정치와 경제, 외교, 군사 분야 등에서 숨통이 트였기 때문에 북한 체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소식통도 "북한 김정은이 시리아 정권 몰락을 바라보며 '체제 수호를 위한 대비를 항시적으로 하지 않으면 저렇게 된다'는 식으로 생각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향후 체제 강화에 더 신경 쓸 것이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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