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시간 내지 않고 운동량 늘리는 법
일상 속 틈새 운동은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
간단한 틈새 운동은 회의나 비행기 안, 심지어 이 기사를 읽는 동안에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루 종일 앉아서 보내는 일상은 너무나 쉽게 만들어진다. 출근해 책상에 앉고, 퇴근길 차 안에 앉아 있다가,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는 식이다. 저녁 먹을 때쯤에야 하루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여러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좌식 생활은 심각한 질환 위험을 높인다.
반대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모든 움직임은 건강 전반에 이롭다. 하지만 운동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틈새 운동'이 빛을 발한다. 틈새 운동은 정식 운동 외에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비운동성 활동 열발생(NEAT)'이라는 용어로도 불린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과대학교의 아난타 나라야난 연구원은 수면·식사·정식 운동을 제외하고 몸을 움직일 때 쓰이는 모든 에너지가 NEAT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틈새 운동은 앉아서 다리를 떨거나 설거지를 하는 것처럼 간단하다.
나라야난 연구원은 "자세를 바꾸거나 어깨를 돌리고 발목을 까딱이는 작은 움직임도 모두 틈새 운동"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심혈관 질환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을 지키는 뜻밖의 도구다.
틈새 운동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 작은 변화를 줄 수 있다. 지금 바로 시도해 볼 만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가만히 있지 말고 꼼지락거리기
대표적인 예로 다리 떨기를 들 수 있다.
어릴 적 우리는 꼼지락거리는 태도가 지루함이나 집중력 부족의 표상이라며 제지받곤 했다. 하지만 이 조언은 무시해도 좋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다리 근육은 사실상 휴식 상태에 들어간다.
나라야난 연구원은 이로 인해 혈중 포도당 분해와 혈액순환을 돕는 정기적인 근육 수축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연구에 따르면 꼼지락거리는 움직임만으로도 근육 활동량이 늘어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된다.
나라야난 연구원은 "다리를 떠는 동작이 혈관 기능을 유지하고 혈당 조절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며 "서서 꼼지락거리면 효과는 한층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습관적으로 다리를 떠는 행위가 가만히 앉아 있을 때보다 에너지를 약 16% 더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자주 움직이기
틈새 운동은 정식 운동과 달리 헬스장을 등록하거나 따로 시간을 낼 필요가 없다.
우리는 집안일 같은 일상 활동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자주 잊곤 한다. 요리, 정원 가꾸기, 청소기 돌리기 등도 모두 틈새 운동이다.
건강해지려고 몇 시간씩 움직일 필요도 없다.
2024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1분 미만의 짧은 틈새 운동을 하루 단 4분씩만 해도 좌식 생활로 인한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평소 정기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영국인 2만 2000여 명의 활동 추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8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 틈새 활동량이 많을수록 하루 11시간 이상 앉아 있어 생기는 건강 위험이 상쇄됐다. 후속 연구에서도 틈새 활동이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니콜라스 코멜 호주 모나시 대학교 선임연구원은 계단 오르기, 무거운 장바구니 들기, 아이들과 놀아주기 등을 대표적인 틈새 활동으로 꼽았다.
코멜 연구원은 일상에서 움직일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운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목적지까지 평소보다 빨리 걷거나 마트 주차장에 차를 멀찍이 대는 것이 대표적이다. 마트 안에서는 카트 대신 장바구니를 들 수도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몇 킬로그램의 짐을 들고 다니며 근력 운동을 하게 되는 셈이다.
기존 습관에 움직임 얹기
원대한 운동 목표는 부담을 준다. 이에 아만다 데일리 영국 러프버러 대학교 행동의학 교수는 이미 하고 있는 일상 활동에 움직임을 "얹는" 전략을 제안했다.
이미 매일 하는 일에 약간의 움직임을 더하는 것이다.
양치질을 하며 종아리를 들었다 내리거나, 책상 밑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고, 전화 통화를 할 때 앉아 있는 대신 서서 걸어 다니는 식이다.
데일리 교수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한 모든 택배를 집 대신 근처 물품 보관함으로 배송받는다. 데일리 교수는 "물건을 받으려면 직접 걸어가야 한다"며 "십 대 자녀들이 방에서 나와 하루 권장 걸음 수를 채우게 만드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근무 시간 중에도 새 습관을 들일 수 있다. 데일리 교수 연구팀은 한 연구에서 의사들에게 스탠딩 책상을 제공했다.
그 결과 의사들은 평소 앉아 있던 시간을 하루 약 2시간 줄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의사들이 환자들에게도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라고 자발적으로 권유하는 부수적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데일리 교수는 "틈새 활동은 시간을 따로 낼 필요가 없어 매우 효율적"이라며 "부담 없이 쉽게 느껴지는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틈새 활동을 많이 실천할수록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정식 활동으로 발전한다.
코멜 연구원은 이 점이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된다며 "어쩌다 시작한 동작이라도 라이프스타일에 뿌리내리면 결국 그것이 자신의 건강한 생활 방식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를 떠올리며 나 역시 앞으로 회의 시간에 부끄러움 없이 다리를 떠너볼 생각이다.
이상한 눈초리를 받을지 몰라도, 이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