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500발 판매 승인…공급은 수년 뒤?
미국이 러시아의 공습에 대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500발을 판매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실제 미사일을 인도받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는 첨단 PAC-3 요격미사일 500발의 판매 규모가 21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 달하며, 비용은 유럽과 캐나다 등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이 전액 부담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밤에도 미국에 패트리엇 미사일의 조속한 공급을 거듭 촉구했다. 패트리엇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핵심 방공무기다.
이번 결정은 이달 초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이후 나왔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산 디젤유 확보를 위한 합의의 일환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했고, 이를 둘러싸고 양국 간 마찰이 빚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나서려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다. 앞서 2014년에는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동부 돈바스 일부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미국 특사들과 회담한 이후 다소 완화됐다.
미 국무부는 30일 성명을 통해 "이번 무기 판매는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안정에 기여하는 협력국의 안보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목표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는 JUMPSTART 프로그램을 통한 캐나다·독일·노르웨이의 지원금과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로 조달한 자국 자금을 활용해 미사일 구매 비용을 지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번 계약의 주사업체가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자금은 전혀 투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유럽 외교장관들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참석에 항의하며 단체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공식 단체 사진 촬영 일정이 취소됐다.
이번 회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주최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회의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향해 "이 전쟁에서 누가 침략자인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미사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필수적인 미사일 공급에 대한 미국의 승인을 거의 한 달 동안 기다려 왔다고 밝혔다.
그는 30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판매 승인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것은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주요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 2주 동안 우크라이나 전력망의 핵심 시설에 30차례 넘는 공습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요격미사일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해당 미사일을 사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에 판매가 승인된 패트리엇 미사일의 구체적인 생산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생산된 미사일을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신규 생산 물량을 판매하는 것이어서 우크라이나가 단기간에 미사일을 인도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생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연간 생산량은 600발 수준이다.
앞서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이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해당 생산권을 제안한 지 불과 3주 만에 나온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