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줄 알았는데 건강염려증이었다'…주요 증상과 대처법은?
홀리 샤먼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일주일에 4~5차례 병원을 찾기도 했다.
25세인 샤먼은 "응급실에서 가장 오래 기다린 시간이 13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아도 의사들은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샤먼은 어린 시절부터 건강에 대해 "늘 걱정했다"며, 학교에서 조퇴해 집에 돌아가 침대에 누워 있기 위해 "온갖 핑계를 댔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22번째 생일을 맞아 식당에서 식사하던 날에는 화장실에서 "살면서 겪은 가장 심한 공황발작"을 경험했다.
이 일을 계기로 샤먼은 수년간 건강에 대한 불안에 시달렸다. 몇 시간씩 자신의 증상을 검색하며 극심한 불안과 고립감을 느꼈다.
끊임없이 인터넷에 증상 검색
샤먼은 "구글이나 챗GPT를 끊임없이 이용했다.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정보라면 뭐든 찾아봤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도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의사들은 온갖 검사를 다 해보고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집에 돌아오면 이번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다시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심부전의 징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그러면 또 병원에 갔어요. 말 그대로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됐습니다."
증상이 가장 심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과 완전히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가족들과 같은 대화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 메시지에도 답하지 않았다.
샤먼은 건강에 대한 불안이 연인과의 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무슨 말을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지경까지 갔어요."
"남자친구는 제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속상했죠. 저는 정말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키렌 슈낙 임상심리학 박사는 건강염려증을 "실제로 아프지 않은데도 심각한 질병에 걸렸거나 걸릴 수 있다고 끊임없이 걱정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요 징후 중 하나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동이다. 몸에 이상이 있는지 자주 살펴보거나 체온과 혈압을 측정하고, 인터넷에서 증상을 검색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슈낙 박사는 BBC 팟캐스트 '컴플렉스 위드 킴벌리 윌슨'에서 또 다른 특징으로 자신이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 인터넷이나 친구, 가족에게 끊임없이 확인을 구하는 행동을 꼽았다.
반대로 일부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할까 두려워 자신의 몸을 살펴보거나 병원 진료를 받는 것 자체를 피하기도 한다.
슈낙 박사는 일부 사람들이 "마치 실제로 병에 걸린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움직임이 느려지고 운동을 중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병에 걸린 것처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대하는 것입니다."
샤먼은 결국 건강염려증과 건강 관련 강박장애(OCD) 진단을 받았다. 가족과 연인이 "정말 큰 힘이 돼줬다"며,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고 상태가 나아지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가슴 통증이 극심하다'는 식으로 증상을 적어뒀어요. 그리고 하루가 끝날 때면 아무 이상 없이 잘 지냈다는 사실도 기록했어요."
"그러다 같은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이전에 적어둔 내용을 읽었습니다. 그때도 죽을 것 같았지만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떠올릴 수 있었어요."
샤먼은 이제 건강에 대한 불안이 "더 이상 자신의 삶을 지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안하더라도 스스로를 밀어붙여 무언가를 해야 해요. 불안 때문에 삶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저는 그렇게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건강염려증을 관리하는 방법
슈낙 박사는 "새롭게 나타났거나 걱정스러운 증상, 또는 사라지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국민보건서비스 웹사이트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건강을 관리하는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일반의 진료를 예약할 것을 권고했다
슈낙 박사는 건강염려증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몸에 나타나는 증상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 본다. 예를 들어 허리가 뻣뻣한 것은 심각한 질병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 때문일 수 있다.
- 반복적으로 안심을 구하는 행동 줄이기: 친구나 가족에게 증상에 대해 확인하는 횟수와 시간을 정하고 이를 지킨다.
- 불안으로 쌓인 에너지 해소하기: 제자리 뛰기처럼 짧고 빠른 운동을 통해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로 인한 신체 반응을 조절한다.
- 감각에 집중하기: 얼음 조각을 손에 쥐거나 신맛 또는 매운맛이 나는 음식을 맛보는 등 강한 감각 자극을 활용해 현재 순간에 집중한다.
- 호흡법 활용하기: 코로 길게 숨을 들이마신 뒤 한 번 더 짧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듯 숨을 내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