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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불명예 전당'...수사 대상에 누가 올랐나?

3일 전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9일 출국금지 조치를 비롯해 피의자 입건과 소환 등 이번 계엄 사태를 주도한 인물들에 대한 본격적 대규모 수사가 시작된 것.

검찰과 경찰은 각각 60여 명, 150여 명인 대규모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속도전에 나섰다.

현재 주요 수사대상에는 누가 올랐는지 살펴봤다.

비상계엄 사태 최종 결정권자,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최종 결정권자, 윤석열 대통령
Reuters

검찰총장 출신으로 2022년 5월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2027년 5월 9일까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임기 반환점을 지나고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일, 헌법 가치와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역대 대통령 중 세 번째로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이 진행됐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불성립됐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의 최종 결정권자로 내란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9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수처와 검찰로부터 받은 출국 금지 신청에 따른 조치다. 현직 대통령이 출국 금지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윤 대통령을 소환 조사하거나 체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기관이 김 전 장관 등 계엄 사령부 관련 수사를 통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경우 체포 가능성도 존재한다.

계엄령 총 지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계엄령 총 지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뉴스1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이번 정권 초대 경호처장을 지낸 인물로,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선 당시 외교안보 캠프의 좌장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 부팀장을 역임하며 대통령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2022년 5월 첫 대통령경호처장으로 임명돼 2년 넘게 윤 대통령의 경호 업무를 총괄했다.

경호처장 재임 시절인 지난 2월, 카이스트(KAIST) 학위수여식에서 발생한 졸업생 '입틀막' 사건으로 대통령 과잉경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지난 9월 6일 국방부 장관으로 전격 기용됐다.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국방 업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당시 일선 지휘관에게 국회 진입 작전 지시, 중앙선과 위에 계엄군 투입 등을 지시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현행 계엄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계엄 사유가 발생한 경우,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검찰은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공모해 내란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시했다. 구속영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의 정점으로, 김 전 장관은 내란의 중요 임무를 맡은 인물로 규정된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8일 김 전 장관의 서울 자택, 공관, 집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휴대폰, PC, 노트북 등을 확보했으며, 김 전 장관에 대한 통신내역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통화 내역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병력 파견,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병력 파견 혐의를 받는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뉴스1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계엄사태의 배후 핵심 인물로 꼽힌다.

여 사령관은 김용현 전 장관의 지휘를 받으며,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방첩사 병력과 요원을 투입하고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를 체포하려 한 인물로 지목됐다. 또한, 김 전 장관 등과 사전에 비상계엄을 모의하고 계엄령 포고령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계엄 상황에서 여 사령관은 계엄사 산하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이는 1979년 10·26 사태로 촉발된 '서울의 봄' 비상계엄 때 군 장성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맡았던 역할이다.

여 전 사령관에게는 김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

10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여 전 사령관은 전날 기자단에 입장문을 통해 "방첩사는 기무사 해체 트라우마로 부대원 모두가 계엄령에 매우 민감하다"며 "사령관이 미리 알고 준비했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모두 노출된다"며 사전 공모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계엄 모의,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News1

이상민 전 장관은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를 수행한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함께 이번 사태를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5월 현 정부 1기 내각 멤버로 합류한 이 전 장관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윤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법대 후배로,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이를 수행한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더불어 '충암파'로 불린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관련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비상계엄 사태를 옹호하는 발언은 해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불법 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의혹이 짙다며 지난 7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 오는 10일 국회 표결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은 탄핵소추안 발의 당일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다음날 이를 수용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다음날인 8일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이 전 장관은 2022년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 야당 주도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약 5개월간 직무가 정지됐다가 헌법재판소가 소추안을 기각해 복귀했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1년 5개월 만에 퇴진하게 됐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과 경찰은 이 전 장관에 출국금지 조치를 하고 본격 수사를 예고했다.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 총장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 총장
News1

박 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모든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포고령 제1호도 박 총장 명의로 포고됐다.

다만 박 총장은 지난 5일 국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를 보고 계엄이 선포된 사실을 알았고 포고령도 직접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실세가 아닌 '허수아비 계엄사령관'이었다는 시선도 있다.

박 총장도 전날인 4일 점심 식사 후 사의를 표명했으나 윤 대통령은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해 반려한다"는 뜻을 대통령실을 통해 밝혔다.

검찰은 박 총장을 상대로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누구로부터 어떤 지시·명령을 받았는지, 포고령 배포와 계엄군 투입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 총장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군 병력 동원,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

계엄군 병력 동원,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뉴스1

현장에서 병력을 이끌고 갔던 사령관들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계엄 당시 이진우 사령관은 국회 현장으로 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계엄 선포 직후인 4일 오전 0시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상황을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사령관은 12월 6일 국방부에 의해 직무정지됐으며 12월 9일 오후 8시 국가수사본부 의해 출국금지 조치됐다.

검찰은 곽종근 사령관도 조사하고 있다.

곽 사령관은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을 만나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제가 판단했을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히 위법 사항이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 투입, 조지호 경찰청장 외

계엄군은 선관위에도 투입이 돼 야간 당직자 등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행동 감시와 출입 통제를 했다. 이날 중앙선관위 청사에는 경찰 병력 100여 명도 투입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전화를 받고 선관위에 경찰인력 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질의 자리에서 "제가 기억하기로는 방첩사 주관으로 수사본부가 꾸려질 수도 있으니 경찰에서 필요한 인력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전화가 끝난 뒤 경기남부경찰청에 전화해 "우발사태를 대비하는 게 맞겠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관 지원에 대해선 "일단 알았다고는 했고, 보내진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목현태 국회경비대장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들은 국회출입 통제와 국회 주변 기동대를 배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은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계엄령을 선포한 사건이다.당시 윤 대통령은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계엄령의 배경을 설명했다.

계엄사령관 명의로 발령된 포고령1호에는 국회의 정치활동을 모두 금지하고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국회가 발빠른 대응으로 선포 약 1시간30분 뒤 해제안이 의결됐다. 결국 약 6시간 후인 4일 새벽, 윤 대통령은 계엄령을 해제했다.

현재 이번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하자, 포고령의 위헌 소지 등이 지적되며 윤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 인물들에게 내란죄 적용이 가능한지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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