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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젠틀 페어런팅'을 선택했을까?

1일 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가 시작됐을 무렵, 엄마인 켈리 메디나 에노스는 아들의 행동을 감당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켈리는 "아이가 저를 때리기 시작했고, 심한 감정 폭발도 보였다"며 "틱톡에서 젠틀 페어런팅(gentle parenting)이라는 개념을 접하기 전까지는 정말 막막했다"고 전했다.

아이가 어른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전통적인 양육 방식과 달리, 젠틀 페어런팅은 분명한 경계와 정서적 따뜻함을 함께 두는 보다 균형 잡힌 접근에 초점을 둔다.

"안 돼", "그만", "하지 마" 등의 말을 사용하는 대신,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올라가지 마" 대신 "발은 바닥에 두자"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양육 심리와 과학을 연구·집필해 온 사라 오크웰-스미스는 젠틀 페어런팅은 어린 시절 자신이 어른들에게서 받고 싶었던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젠틀 페어런팅이 아이에게 가게에 있는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을 전부 사주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아이를 존중과 친절로 대하지만, 아이가 과도하게 기분 나쁘다고 느끼게 할 만큼 처벌하지 않는 데 초점이 있다"고 말했다.

양육 코치이기도 한 켈리는 이 방식을 직접 시도해 보기로 했다.

그는 "권위적인 방식 말고 다른 양육법이 있다는 걸 몰랐다"며 "이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고, 하고 싶었던 모든 것과 잘 맞았다"고 말했다.

켈리는 이 접근법이 자주 오해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젠틀 페어런팅을 아이에게 항상 부드럽게 말하고, 훈육도 경계도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젠틀 페어런팅 안에 이러한 요소들이 충분히 있어요."

켈리는 온라인에서 젠틀 페어런팅이 자연스럽고 쉬워 보였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제가 하는 모든 말을 계속 곱씹고, 계속 생각해야 했어요. 육아는 또 다른 단계의 피로가 됐어요."

켈리가 가장 크게 바뀐 것 중 하나는 아이에게 말하는 방식이었다. 무엇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긍정적인 표현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안 돼', '그만', '하지 마', 같은 말은 한쪽 귀로 들어왔다가 한 귀로 흘러가곤 하죠."

아들이 항상 말을 잘 듣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문제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켈리는 그럴 때마다 "아이는 지금 아주 정상적이고 전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되새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젠틀 핸즈(gentle hands)'라는 개념도 도입했다. 아이가 신체적으로 행동할 때 조심하고 배려하도록 가르치는 방식이지만, 이 역시 항상 지키기 쉬운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수는 자연스러운 일

"저도 여전히 아이에게 소리 지를 때가 있습니다."

항상 젠틀 페어런팅을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켈리는 이 방식이 가장 좋은 양육법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효과가 아이들의 행동에서 드러난다고 말한다.

최근 여섯 살 큰아이가 감정적으로 격해졌을 때, 막내가 방으로 들어와 형에게 공간을 내어준 뒤 "괜찮냐"고 묻고 안아준 일이 있었다고 켈리는 회상한다.

젠틀 페어런팅의 효과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거의 없다. 신경과학자인 에이먼 맥크로리 런던대학교(UCL) 교수는 다른 양육 방식이 더 낫거나 나쁘다는 근거 역시 없다고 말한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소리치거나 야단치는 것이 언어적 학대 수준으로 이어질 때다.

"가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언어적 학대는 계속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니나 라이언이 모자를 쓰고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짓고 있으며, 뒤로는 산의 능선이 보인다
Nina Lyon
니나 라이언은 아동 정신건강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다

작가이자 아동 정신건강 전문가인 니나 라이언은 젠틀 페어런팅이 부모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극단적으로 양육법이 해석될 때 이러한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절대 아이에게 안 된다고 말하면 안 된다, 절대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 항상 아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등의 글이 있어요.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아이의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는 암묵적인 위협이 깔려 있습니다."

니나는 여전히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안 된다'는 말은 경계를 전달하는 방식이고, 어떤 행동이 괜찮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따듯함과 합리적인 경계가 있다면 어떤 양육 방식을 선택하든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젠틀 페어런팅은 논쟁적인 주제가 됐지만, 켈리는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이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권위를 전혀 존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도 없는 아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사라도 이에 동의하며 일부 사람들이 종종 젠틀 페어런팅을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는 방식으로 오해한다고 지적한다.

사라는 "아이에게는 훈육이 필요"하지만, "아이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는지,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고려한 방식으로 훈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이를 존중하고, 차분하며 친절하게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먼저 그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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