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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여성이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드디어 알게 됐습니다'

1일 전
샴사 샤라웨
Shamsa Sharaawe
재건 수술 뒤 병원에서 회복 중인 샴사 샤라웨

주의: 이 기사에는 보기 다소 불편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엔 제 동의 하에 이뤄지는 것이지만, 그곳을 다시 자른다는 생각에 정말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제 정신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고작 6살이었던 25년 전, 음핵과 외음부가 잘려져 나갔던 샴사 샤라웨는 재건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게 된 사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과거 소말리아에서 살았던 샤라웨는 친척 어른들과 전통 조산사에 의해 집에서 여성 성기 훼손(Female Genital Mutilation, FGM)을 당했다.

유니세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FGM을 받은 여성과 여아는 2억3000만 명을 웃돈다. 아프리카에서만 1억4000만명 이상이라고 한다.

소말리아, 기니, 지부티에선 전체 여성 인구의 약 90%가 여성 성기 훼손을 당한다. 이 지역에선 FGM이 어린 소녀의 순결을 보장해 준다는 믿음이 팽배하다. 순결은 이곳 주민들이 소중히 여기는 중요한 미덕이다.

많은 소말리아인들이 여성의 순결과 가족의 명예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믿으며, 소녀에게 FGM을 실시해야 가족의 명예가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말리아 사회에서 FGM을 받지 않은 여성은 도덕성이 느슨하거나 성욕이 강하다고 여겨지는데, 이렇게 되면 가족 전체의 평판을 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단 압둘라히 박사
Dr Adan Abdullahi
케냐 나이로비의 병원에서 수술 집도 중인 아단 압둘라히 박사

샤라웨는 월경 기간마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고 토로하며 “그저 다시는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30살이 된 지난해 말, 샤라웨는 이 고통을 끝내고자 재건 수술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 무렵 샤라웨는 SNS에서 적극적으로 여성 성기 훼손 반대 목소리를 내는 활동가로서 영국에 살고 있었다.

샤라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이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에 재건 수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자 결심하게 된다.

“재건 수술 자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샤라웨는 “내가 이 수술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음핵 재건 수술은 미적 목적이 아닌 기능의 개선에 그 목적이 있다. 음핵, 음순은 재건하고, 낭종과 흉터 조직은 제거해 통증을 줄이고 여성 성생활의 회복을 돕는다. 상태에 따라 질 입구를 다시 정상적으로 넓히는 수술이 추가되기도 한다.

여러모로 알아본 끝에 샤라웨는 자신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독일임을 알게 됐고,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해 3만1000달러(약 4200만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후원에도 불구하고(일부 후원자들은 살면서 한번도 FGM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었다) 수술비와 각종 비용을 모두 감당하기엔 여전히 빠듯했다.

최종적으로 샤라웨가 딸을 잠시 맡길 비용, 독일로의 항공료, 수술비 등을 모두 합쳐 지출한 비용은 3만7000달러를 웃돈다. 이로 인해 샤라웨는 빚을 지게 됐고, 지금도 3800유로(약 57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내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수술은 마쳤지만, 아직도 의사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사후 관리 상담을 받을 돈이 없기 때문”이다.

“제가 선택하지도 않았고, 제가 자초한 일도 아닌 피해에 대해 제가 돈을 내야 하는 건 정말 불공평합니다.”

레함 아와드 박사
Dr Reham Awwad
이집트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레함 아와드 박사는 재건술이 FGM 피해를 입은 모든 여성에게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고 말한다

수술적 치료?

여성 성기 훼손은 그 심각성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우선 첫 번째 유형은 음핵의 일부 혹은 전부가 제거된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음핵의 일부 또는 전체는 물론 소음순(질을 둘러싸고 있는 안쪽의 내측 주름)을 제거하는 경우로, 대음순(생식기 바깥쪽의 두꺼운 피부 주름)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세 번째 유형은 일단 음핵을 자르고 위치를 변형한 후 봉합해 질 입구를 좁히는 경우다. 가장 극단적인 네 번째 유형은 음핵, 외음부 및 기타 모든 조직을 제거한 뒤 남은 조직을 다 함께 묶어 봉합하는 방식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성형외과 수술 전문의들은 FGM으로 인한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수술 기법에 몰두했다.

그러던 2004년, 프랑스의 비뇨기과 전문의 피에르 폴데스 박사가 최초로 FGM 재건 수술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외과의사들이 다양한 복원 수술 기법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수요가 가장 많은 아프리카에선 이러한 수술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이러한 재건술이 가능한 곳은 케냐와 이집트뿐이다. 케냐의 환자들은 100% 자비로 수술비를 충당해야 하며, 이집트에선 비정부기구가 일부 FGM 생존자들의 수술 비용을 지원하기도 한다.

일부 유럽 국가에선 매우 저렴한 비용에 재건술을 받을 수 있다. 벨기에, 독일,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에선 음핵 재건술이 공공 의료 보험 혜택 항목에 속한다. 네덜란드에서도 가능하다.

케냐의 한 FGM 전문의는 일부 서구권 국가에선 재건술이 점점 더 전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냐 나이로비의 외과의사 아단 압둘라히 박사는 “유럽 및 미국의 일부 수술의들이 이주민들을 위해 이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나 모두가 재건술을 집도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매우 복잡한 수술이며, 환자마다 상태도 다릅니다.”

압둘라히 박사는 FGM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피해 여성이 이 수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가장 심각한 FGM을 받은 여성일수록 더욱더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 번째 유형처럼 질 입구가 인위적으로 좁아져 있다면, (재건술을 통해) 출산 경험이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압둘라히 박사는 성관계 중 통증과 같은 다른 부작용 또한 수술을 통해 크게 개선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면서, 환자들이 자신에게 자존감이 높아지고 “온전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의 하자 빌키수
Haja Bilkisu
2002년 하자 빌키수는 소말리아에 갔다가 FGM을 당했다. 빌키수가 다시 독일로 돌아온 직후 촬영된 사진이다

‘몸에 무리한 부담’

시에라리온 출신으로 독일 시민권자인 하자 빌키수는 여러 번 FGM 재건술을 받았다. 빌키수는 다른 피해자들에게 정확히 어떤 수술이 필요한지 꼼꼼히 알아보고 결정하라고 강조했다.

“재건술은 단순히 음핵을 재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FGM 피해 여성 중 다수가 상처가 있습니다. 흉터 조직은 두껍죠. 의사와 (이런 부분을) 상담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처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는지, 외음부의 탄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봐야 합니다.”

빌키수는 성관계뿐만 아니라 출산에도 이러한 점들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빌키수는 한번 수술을 받을 때마다 6시간씩 수술대에 누워 있어야만 했다.

“몸에 무리한 부담인 건 맞다. 마취도 한다. 수술 뒤엔 약도 복용해야 한다”는 빌키수는 “총 3주간 걷지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몸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기에 비수술적 치료를 권장하는 의사들도 있다.

레함 아와드 박사는 지난 2020년, FGM 생존자들을 위한 다양한 치료법을 제공하고자 이집트에서 병원 ‘리스토어’를 공동 설립했다.

아와드 박사는 인턴이었던 시절, FGM 피해 사례를 처음 접하게 됐고, 이후 영감을 받아 이러한 병원을 설립하게 됐다고 한다. 이에 FGM 생존자 치료를 위한 전문 외과 교육도 받았다.

아와드 박사는 물론 수술로도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으나, 최첨단 수술 기법을 동원하더라도 피해 정도가 너무 심할 경우 기능 회복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에 “재건술이 모든 피해자에게 정답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우리 병원에선 실제 실시하는 수술 건수를 줄였습니다.”

아와드 박사의 병원에선 환자의 절반 정도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피해 부위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FGM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나이에 당한 여성들에겐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 치료도 병행한다.

아와드 박사는 현재 의학계에서 다양하게 쓰이는 자가 유래 혈소판 재생치료술 등 몇몇 비수술적인 시술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아와드 박사는 “혈장을 주입하면 재생, 혈류 증가, 염증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시술은 비용이 높아 다수가 쉽게 접근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음핵 재건술이 가능한 국가를 표시한 지도
BBC
일부 유럽 국가에선 공공 의료 보험을 통해 FGM 재건 수술 비용을 지원하기도 한다

새로운 몸

재건술을 선택한 이들에겐 그 결과가 때로 감정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빌키수의 경우 새로운 몸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빌키수는 “처음 내 음핵을 봤을 때 깜짝 놀랐다”는 빌키수는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제 것이 잘려 나간 게 8살 때 일입니다. 그 이후로는 외음부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한편 수술 후 회복 중인 샤라웨는 비록 빚을 지긴 했지만, 수술에 투자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회복하고 나면 새로운 음핵과 외음부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겠죠.”

“하지만 이제는 완전한 여성이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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