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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험사 CEO 총격 사건 용의자에 대해 추가로 알려진 사실은?

3일 전
루이지 맨지오니
Instagram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유명 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CEO 피격 사건의 용의자인 루이지 맨지오니(26)는 어떤 인물일까. 그에 대해 친구들은 메릴랜드주 유명 가문 출신으로 명문 사립학교에서 수석으로 입학한 뒤 아이비리그 대학을 졸업한,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 보이는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맨지오니가 지난 9일(현지시간) 톰슨 CEO 피격 사건 용의자로 체포됐다는 소식에 대해 친구들은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맨지오니 측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현지 언론이 보도한 사법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용의자 맨지오니는 "기생충 같은" 의료보험 회사에 대한 분노로 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를 기억하는 지인들에 따르면 맨지오니는 하와이에서 서핑하며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냈으나 허리통증이 악화해 결국 떠났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개인적인 건강 문제가 미국의 의료 산업에 대한 용의자의 태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맨지오니는 지난 9일 펜실베이니아주 알투나 소재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체포될 당시 총기, 총탄, 여러 위조 신분증, 현금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맨지오니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악의"를 표현한 자필 문서도 소지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 이 기생충들은 당할 만했다"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피격 현장에서 수거된 탄피에는 '부인(deny)', '방어(defend)', '증언(depose)'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세 단어는 보험 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자 사용하는 전략인, 일명 '보험의 세 가지 D' 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용의자의 친조부모인 니콜라스와 메리 맨지오니는 1978년 '터프 밸리 컨트리 클럽'과 1986년 헌트 밸리의 '헤이필즈 컨트리 클럽'을 매입한 부동산 개발업자였다.

맨지오니 체포 소식이 알려진 직후, 친인척 관계인 공화당 소속 니노 맨지오니 메릴랜드주 하원의원은 가족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진 상태"라고 전했다.

하원의원은 "우리는 브라이언 톰슨의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모두가 함께 기도해주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맨지오니 일가와 가까운 토마스 매로닉 변호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혐의가 충격적이라고 했다.

매로닉 변호사는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집안에서 특권이나 재력을 지닌 사람이 이런 일을 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용의자 맨지오니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소재 사립 남학교인 길먼 스쿨 출신으로, 학급에서 가장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에게 주어지는 영광인 졸업생 대표로도 뽑혔다고 한다.

그와 같은 반이었던 한 남성은 BBC의 미국 파트너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맨지오니는 "적을 두는 타입이 아니었다"면서 "졸업생 대표로 뽑힌 게 우연이 아니"라고 회상했다.

맨지오니의 머그샷
PA Department of Corrections
경찰은 살인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맨지오니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맨지오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진학해 컴퓨터 공학의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비디오 게임 개발 동아리를 창단하기도 했다.

맨지오니와 같은 시기 해당 아이비리그 대학에 다녔던 한 친구는 그를 "매우 평범"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그의 SNS 정보에 따르면 맨지오니는 신차 및 중고차 디지털 소매 웹사이트인 '트루카'의 데이터 엔지니어로 근무한 바 있다. 해당 기업의 대변인은 BBC에 맨지오니는 2023년 이전까지 직원이었다고 한다.

아울러 맨지오니는 하와이 내 공동 생활 서핑 단체인 '서프브레이크'에 소속된 적도 있다. 당시 그와 알고 지냈떤 사라 네헤미야는 서핑과 하이킹으로 허리 부상이 더 심각해지는 바람에 그가 결국 떠났다고 회상했다.

그의 친구들 또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허리 수술을 받은 적 있다고 밝혔다.

맨지오니의 것으로 추정되는 X 계정은 철심이 박힌 척추 X 레이 사진이 배경화면이다.

아울러 맨지오니의 것으로 추정되는 '레딧' 계정은 만성 요통 및 브레인 포그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자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룸메이트였던 RJ 마틴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맨지오니는 "한 번도 불평하지는 않았으나" 허리 통증 때문에 서핑이나 배구와 같은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회상했다.

지금은 맨지오니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고 지낸다는 마틴은 용의자에 대해 "타인을 해한다는 생각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총기
Obtained by CBS News
펜실베이니아에서 체포된 맨지오니는 사진 속 총기를 소지한 상태였다

한편 사용자들이 직접 서평을 적어 올리는 '굿리즈' 사이트에는 용의자의 이름과 사진이 일치하는 계정이 존재한다. 해당 계정의 소유주는 2022년 허리 통증에 관한 책 2권을 읽었는데, 그중 한 권이 'Crooked: Outwitting the Back Pain Industry(굽은 허리: 요통 업계에서 한 수 앞서기)라는 책이다.

또한 '유나바머 선언문'이라고도 불리는 '산업 사회와 그 미래' 글에 평점 별 4개를 매겼다. 해당 글을 작성한 인물은 '유나바머'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시어도어 카친스키로, 1978년부터 1996년 체포될 때까지 3명을 죽이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하는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맨지오니는 평점 리뷰에서 카친스키가 폭력적인 인물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를 정치 혁명가라고 묘사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맨지오니의 어머니는 샌프란시스코 당국에 아들이 실종됐다고 신고했으며, 지난 7월 이후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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