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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서 룰라에 패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그는 누구이며, 왜 미국으로 떠났나?

2시간 전
플로리다에서 전용기에서 내리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모습
Reuters
브라질을 떠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배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여권을 반납하라는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그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우파 성향의 현직 상원의원으로, 현재 자금 세탁 혐의로 수사받고 있는 그는 아직 기소되지는 않았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브라질 당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간의 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누구인가?

지지자들과 함께 있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
Getty Images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이번 주 초 열린 브라질 대선 결선 투표에서 현직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45)는 브라질 현직 상원의원이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장남이다.

오랫동안 아버지의 정치적 후계자로 주목받아 온 그는 올해 대선에서 우파 성향의 자유당 소속으로 출마해 룰라 대통령과 맞붙으며 유력한 후보로 널리 평가받았다.

여론조사에서도 꾸준히 룰라 대통령보다 앞서거나 비슷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실제 1차 투표에서는 룰라 대통령을 제쳤으나, 이번 달 25일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는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선거 당일 투표 시간이 연장돼 룰라 대통령에게 부당하게 유리했다며 선거 무효화를 요구하고 있다.

브라질 선거 당국은 룰라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임명했던 카시오 누네스 마르케스 최고선거법원장 또한 투표 시간 연장이 최종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플라비우의 소속 정당은 투표 결과는 인정하면서도, 투표 시간을 연장한 결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플라비우는 여러 법적 문제에 직면한 상태였다.

현재 자금 세탁을 비롯한 여러 금융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당국은 그의 대선 운동과 관련해 불법 해외 자금 지원 및 개입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정치적 공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의 상원의원 임기는 내년 초 끝날 예정이다. 임기가 끝나면, 현재 일부 기소 절차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던 의회 면책 특권도 상실된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미국으로 이어지는 출국 경로
BBC

왜 브라질을 떠났나?

2025년 1월 18일, 브라질리아 공항에서 촬영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AFP via Getty Images
브라질의 전 대통령이자 플라비우 보우소나루의 아버지인 자이르 볼소나루는 현재 가택 연금 상태다

이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핵심 의문 중 하나다.

지난 26일, 알렉상드르 드 모라에스 브라질 연방최고법원 대법관은 플라비우가 수사 중 국외 도주 위험이 있다며 24시간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라고 명령했다.

현직 상원의원인 그는 당시 외교 여권과 개인 여권을 모두 소지하고 있었다.

로이터가 입수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대법원은 플라비우가 국외로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이를 위한 "재정적 자원도 상당"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초 보우소나루는 도주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선거 패배 후 기자들에게 "해외로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한 내에 여권을 제출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브라질 당국은 해당 여권을 무효화했다.

하지만 곧 플라비우 일가가 이미 국외로 떠났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출입국 당국에 따르면, 플라비우 부부와 두 딸은 현지 시각으로 27일 늦은 밤 육로로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에 입국했고, 이후 에콰도르 과야킬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했다.

다만 에콰도르 당국은 그의 도착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며, 보우소나루의 대변인 역시 그의 행방을 밝히지 않았다.

그곳에서 최종 목적지인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된다.

27일 초,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BBC에 플라비우와 그의 가족이 요청할 경우 비자를 발급하고 입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변호인단은 BBC 브라질 서비스에 그의 행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플라비우가 브라질에 남아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플라비우의 여권 압수를 명령한 대법원의 결정 자체도 브라질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폴하 데 상파울루'지에 따르면, 현 룰라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선거 결과 발표 후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내려진 이 조치에 대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 분열과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비공개적으로 표명했다고 한다.

이번 여권 압수 명령이 사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보우소나루 일가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보우소나루 진영의 오랜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우려다.

보우소나루 일가가 트럼프와 가까운 이유는?

오벌 오피스에서 트럼프 주변에 서 있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파울로 피게이레두,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Instagram/Eduardo Bolsonaro
플라비우(왼쪽)와 그의 동생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오른쪽)는 지난 5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플라비우의 갑작스러운 미국행에 보우소나루 가문과 도널드 트럼프 사이 오랜 관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재임 기간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유사한 정치 스타일과 화법으로 인해 '열대의 트럼프'라고 불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보우소나루 일가를 여러 차례 지지했다.

비록 플라비우의 이번 대선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선거 운동 중이던 지난 5월 백악관에서 그를 만나기도 했다. 당시 플라비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의 안부를 물었으며, 조직범죄와 관세, 핵심 광물 등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조작된 선거처럼 보인다"며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울러 플라비우가 미국에 망명을 요청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아마 허가할 것 같다. 그들은 괜찮은 사람들이다. 이번 (브라질) 선거는 매우 이상했고 끔찍했다. 평가도 좋지 않았다. 브라질 증시가 어떻게 됐는지 봐라"고 했다.

이어 "차마 보기도 끔찍하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았다. 나는 두 (후보) 모두 잘 안다. 나는 룰라도 알고, 플라비오도 조금은 알고 있다. 그리고 그의 부친(자이르)은 매우 잘 알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정말 끔찍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브라질이다. 다른 나라"라고 덧붙였다.

자이르 전 대통령 또한 지난 2022년 선거에서 룰라에게 패한 이후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다시 브라질로 돌아왔으나,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의 정부 청사를 습격한 사건과 관련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27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가택 연금 상태다.

한편 플라비오의 남동생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또한 브라질 대법원의 수사가 시작되자 2025년 3월 미국으로 이주했다. 자신을 정치적 탄압의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그는 텍사스에 정착한 뒤 미국에서 가문의 입장을 대변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아버지와 형을 위한 운동을 펼쳤으며, 트럼프와 가까운 인사들과 유대를 다지고, 브라질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던 2025년 12월, 에두아르두는 장기간 해외 체류로 인해 브라질 하원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난 6월, 브라질 대법원은 에두아르도가 지난해 아버지의 쿠데타 재판 기간 미국의 개입을 유도하려 했다며 유죄를 선고했으나, 그는 이 판결에 불복하고 있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는 패배 시 형이 브라질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 성향의 평론가 스티븐 크라우더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형이 당선되지 못한다면, 해외로 나가는 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이 브라질-미국 관계에 미칠 영향은?

이번 사태는 아메리카 대륙의 이 두 나라간 관계가 민감한 시점에서 발생했다.

룰라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가 브라질 선거에 개입했다고 비난하면서 양국 사이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돼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발언을 한 데다, 미 행정부가 보우소나루 일가에 미국 비자를 발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양국 간 관계는 더욱 경색될 수 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모니카 드 볼레 선임 연구원은 브라질이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일종의 "역내 저항" 역할을 하고 있기에, 브라질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긴장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로 인해 백악관이 느끼는 압박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드 볼레 선임 연구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과 계속해서 마찰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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