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영상 사용한 '콜 오브 듀티'에 유족들 경악
4년 전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길에서 과밀로 인한 압사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은 게임 '콜 오브 듀티' 최신작에 당시 사고 영상이 등장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의 오프닝 장면에서는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모습이 가상의 북한 공격 이후의 상황을 묘사하는 데 사용됐다.
약 160명이 숨진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가족은 "분별없는" 행동이라며 게임 제작사인 '액티비전' 측에 해당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액티비전 측은 사고 당시의 영상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태원 참사를 비롯한 실제 비극을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연상시키거나 가볍게 여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액티비전 측 대변인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주제를 신중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다뤘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오프닝 속 영상은 실제 뉴스 보도를 활용해 게임 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매우 부적절'
지난 29일은 이태원 참사 4주기였다.
당시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서울의 주요 유흥가인 이태원에는 10만여 명이 몰려들었고, 좁은 골목은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일부는 숨을 쉴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유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수많은 시민들이 서로를 구하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희생자들이 차디찬 길거리에 눕혀 있는 혼란스러우면서도 절박한 상황을 게임의 한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그대로 가져다 썼다는 것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사건을 오락적 목적의 게임에 소재로 활용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며 몰상식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공감의 뜻이 있다면 게임 개발사는 조속히 시정 조치를 해야 마땅합니다."
한편 액티비전은 해당 장면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주 출시된 '모던 워페어 4'는 남북한이 실제로도 기술적으로는 여전히 전쟁 중이기에 북한의 남침을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 이미 비판을 받아왔다.
6.25전쟁의 전투는 1953년 끝이 났으나, 남북한은 평화 조약을 체결한 적이 없으며, 무력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한반도의 현실적인 우려로 남아 있다.
게임 출시 행사에서 '콜 오브 듀티'의 타일러 발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뉴스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오락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