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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도시'는?

2024.07.20
자연친화적이며 미래적인 요소들로 가득한 싱가포르 창이공항
Alamy
싱가포르는 2024 스마트 시티 지수에서 작년보다 두 계단 오른 5위를 차지했다

2024 스마트 시티 지수에서 상위권에 오른 도시 5곳의 주민들에게 각 도시의 어떤 특징이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지구의 기온 상승과 환경 변화가 전 세계를 압박하고 있다. 도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도시들이 주목받고 있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전 세계가 이러한 당면 과제를 풀어가는 상황을 파악하고자, 매년 전 세계 스마트 도시 지수를 평가해 순위를 발표한다. 지수 산정은 각 도시의 경제적, 기술적 강점과 이들 요소가 어떻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공하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올해 5년차인 2024 스마트 시티 지수는 142개 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의 건강과 안전, 이동성, 활동, 기회, 거버넌스에 대한 견해를 조사했다. 북미와 아프리카의 도시들은 올해 단 한 곳도 상위 20위권에 들지 못했다. 상위 20위권에 오른 도시 중 3개 도시를 제외한 모든 도시가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나왔다.

지난해 16위였던 서울은 한 계단 떨어진 17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하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를 좀 더 들여다보기 위해, 상위 5개 도시 주민들에게 도시의 어떤 특징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호주 수도 캔버라 전경
Getty Images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녹지가 많고 대기 오염이 적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캔버라, 호주

3위에 오른 호주 수도 캔버라는 유럽과 아시아권이 아닌 도시 중 상위 20위권에 든 세 곳 중 하나다. 대기 오염이 적고 녹지가 풍부하며, 소수 인종에 대한 포용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캔버라에 본사를 둔 브랜드 및 인력 컨설팅 기업 ‘브랜드 리벨리온’의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든과 데이비드 캠벨은 이에 대해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브라이든은 "정말 눈에 띄는 것은 강한 공동체 의식"이라고 말했다. "캔버라는 진정한 유대와 서로 돕고 지원하려는 의지가 있어 따뜻하고 친근한 고향 같아요."

그는 또 도시가 자연과 얼마나 가까운지는 도시가 지속 가능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했다.

"캔버라는 청정 에너지와 재생 가능 이니셔티브에서 앞서 나가고 있어요. 2045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량 0)를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고, 도시 전역에서 진행중인 전기화 및 재생 에너지 도입이 이를 잘 보여주죠."

보다 살기 좋은 도시, 스타트업 창업자 및 사업가들에게도 매력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 캔버라는 기술도 활용한다.

데이비드는 "스마트 조명과 폐기물 관리, 교통 관리 시스템을 망라한 캔버라의 스마트 시티 이니셔티브는 도시 서비스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했다. 강력한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는 연결성과 원격 근무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다. ‘캔버라 이노베이션 네트워크’ 같은 코워킹 공간도 기술 발전과 창업가 정신 육성에 기여한다.

싱가포르의 한 지하철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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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은 비접촉식 결제와 실시간 데이터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CCTV를 통한) 올해 2계단 상승하며 5위를 차지했다. 안전은 물론 학교 교육과 교통 모니터링을 용이하게 하는 높은 연결성, 정부 관료제에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싱가포르에 오랫동안 거주했고 개인 금융 기업 ‘달러 뷰로’를 설립한 피르다우스 시아즈와니는 "싱가포르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오픈 데이터와 비접촉식 결제 기술의 전략적 사용으로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동할 때 번거로운 절차가 줄어, 주민과 방문객 모두 보다 편리해졌죠."

시아즈와니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선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함께 교통 패턴, 버스 및 기차 시간표, 역의 군중 규모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 세트를 공개한다. 앱 개발자와 도시 계획가는 이를 활용해 교통 솔루션을 만든다. 이렇게 나온 결과물은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고 시간을 절약해줘, 궁극적으로 도시의 혼잡도를 완화해 준다.

레스토랑 ‘얀’의 수석 셰프인 커크 웨스트어웨이도 일상 생활, 특히 대중교통에서 큰 차이를 만드는 작은 손길에 주목했다. 그는 "(빠른) 비접촉식 결제와 실시간 데이터 덕분에 싱가포르에선 목적지에 제 시간에 갈 수 있을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웨스트어웨이는 또 싱가포르가 스마트 시티 프레임워크 내에서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가 기술을 활용하여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도시 농업이 눈에 띄죠." 흙 없이 재배 공간을 최적화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위해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스위소텔 더 스탬포드’의 아쿠아포닉스 팜은 스마트 시티가 도시에서 식량 생산을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활용하는 한 가지 사례다.

스위스 로잔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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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은 올해 지수에서 상위 10위 안에 든 스위스의 3개 도시 중 하나다

로잔, 스위스

올해 스위스는 도시 3곳이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취리히가 1위, 제네바가 4위를 차지했고, 인구 약 15만 명의 로잔이 7위에 올랐다. 이 도시의 친밀함이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평가다.

로잔 관광청 홍보 담당자인 올리비아 보샤트는 “로잔은 대도시의 모든 편의시설을 갖춘 작은 도시”라고 말했다. “어디든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죠. 역에서 호수(제네바 호수)까지는 15분, 시내 중심가까지는 15분이면 갈 수 있어요.”

로잔은 자연과의 친밀함을 중요하게 여겨, 공원이나 정원 같은 녹지에 많은 투자를 한다. 360헥타르의 도시 녹지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1400그루 이상의 나무를 계획적으로 심기도 한다.

로잔시는 디지털 영역에서도 지속 가능성을 중시한다. 시 홍보 이사인 알렉산느 보르노즈는 “로잔시는 디지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방식으로 행정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서 로잔을 방문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로잔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전자 행정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등록 및 예약, 교통 정보 및 여행, 도시 와인 판매 등을 이용할 수 있어요.”

전기차가 주차된 런던의 주택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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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2030년까지 넷제로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런던, 영국

작년보다 두 계단 하락한 8위의 런던은 교통편 예약, 간편한 와이파이 등 온라인 서비스의 편의성에서 계속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런던의 자치구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협력을 하고 있는 ‘위닝 비즈니스 UK’의 엠마 오르는 “런던은 지하철과 버스, 보트, 자전거, 스쿠터 등의 교통수단이 잘 갖춰져 있고 레스토랑, 펍, 나이트 라이프, 콘서트 등 요일마다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즐거운 곳”이라고 말했다.

오르는 런던이 지난 몇 년간 지속 가능성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건물 설계와 에너지 하베스팅(외부의 에너지를 모으고 저장하는 기술) 분야 안에서 스마트 그리드와 재생 에너지가 도시 전체에 걸쳐 늘고 있다”는 것이다.

“런던은 청정 도시가 되기 위해 전기차 인프라 뿐만 아니라 녹지 공간과 액티브 트래블(도보 및 자전거를 통한 여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런던 교통국은 2041년까지 여행의 80%를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등 액티브 트래블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죠.”

지속 가능성에 대한 런던시의 노력은 전기 자동차 인프라 확충에서도 드러난다. 오르는 "전기차 인프라는 영국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 런던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거대한 기술적 변화”라고 말했다. 전기차 인프라 확대 정책은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는) 가스 배출 차량보다 전기차 운전 비용을 저렴하게 만드는 런던의 초저공해 구역(ULEZ) 정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첨단 기술과 전통 디자인이 결합된 마사다르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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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의 마스다르시티는 현대 기술과 디자인을 전통적인 방식과 결합해 눈길을 끈다

아부다비, UAE

아부다비는 올해 3계단 오르며 10위를 차지했다. 교통과 온라인 예약의 편리성, 도시 내 가장 가난한 지역에서도 높은 위생 수준, 학교에서 디지털 기술을 잘 가르치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환영받는 곳이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부다비 주민들은 이곳 교통 시스템의 스마트하고 편리한 기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한다. 아부다비 주민이자 AI 솔루션 기업 ‘프롬프트 바이브’의 창업자인 단빈 스리람은 차량 충전 인프라와 자율 주행 솔루션의 통합으로 원활하고 효율적인 출퇴근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인텔리전트 모빌리티 센터’는 육상, 해상, 항공, 철도 운송을 관리합니다. 이 첨단 시스템은 교통 혼잡을 줄일 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해주죠.”

스리람은 또 아부다비 내에 새로 계획된 마스다르 시티를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모델로 꼽았다. “마스다르 시티는 아랍 전통 건축 양식과 현대 기술을 결합한 디자인으로 무더운 여름철에도 자연적으로 시원한 환경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도시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광범위하게 설치해 중동에서 손꼽히게 큰 태양광 발전 시설이 됐죠.”

마스다르 시티의 건물 대부분은 에너지 등급이 LEED 골드 또는 플래티넘 등급에 오르도록, 모든 건물이 에너지와 물 소비를 40% 이상 줄이도록 설계됐다. 당초 계획보다 건물이 지어지는 속도가 더딘 상황이지만, 완성되고 나면 이곳은 4만 명의 거주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

스리람은 “아부다비는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결합해 나 같은 주민들의 삶을 더 쉽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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