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핵심 의제는 무역·이란…북한은 어디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얼마나 비중 있게 다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밤, 베이징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으며, 14일 오전 11시(현지시간 10시)부터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환영식을 진행하고 곧바로 정상회담에 들어간다.
정상회담 뒤에는 베이징 톈탄 공원을 함께 참관하고, 저녁에는 국빈 만찬이 예정돼 있다.
양 정상의 대면은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에서 마주 앉은 이후 약 6개월 만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미중 관세 갈등과 공급망 문제,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 앞에 이미 복잡한 외교·안보 과제가 쌓여 있어 북한 문제가 회담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국 간 산적한 의제가 많은 가운데 북한 문제는 얼마나 비중 있게 다뤄질까?
북한 문제 논의 될까?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기보다는, 큰 틀의 안보 현안 중 하나로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BBC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는 크게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체 구조 차원에서 거론되는 정도일 것"이라 예상했다.
지금 가장 큰 관심사는 이란 전쟁에 관한 문제와 미중 양자 간 관세 문제이기 때문에 경제, 안보적인 맥락에서 회담이 진행될 것이란 설명이다.
밍 시아 미국 뉴욕시립대 정치학 교수 역시 "중국과 미국 모두 북한 문제를 이번 회담 테이블에 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시아 교수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협상 전략상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위기 해결에 중국의 도움을 원하고 있다"며 다른 여러 현안에서 중국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까지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또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늘 변덕스럽고, 중국이 계속 사탕을 줘야 한다고 기대하는 존재"라며 "현시점에서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이 게임에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BBC에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 자체가 비중 있게 다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중국 입장에서 북한 문제가 미국의 대중 압박 논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문제가 의제로 나오게 된다면 중국 책임론 혹은 한미일 안보 협력 문제로 연결될 수 있어 "북한 문제는 중국 입장에서 달가워하는" 의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강조하려는 상황에서, 북한과 관계를 진전하기 위해 중국에 도움을 구한다면 "스스로 자신이 갖고 있는 레버리지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오 퉁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하더라도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만들어내기는 어렵고, 큰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자오 선임연구원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려는 중국의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중국이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문제,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다만 북한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완전해 배제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여전히 동북아 안보의 핵심 변수인 데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강화되면서 한반도 안보 문제가 여전히 동북아 정세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관계에서 외교적 성과를 내야하고, 중국은 북한을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하나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양국 모두 "북한을 하나의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어 북한 문제는 계속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 석좌연구위원도 현재 동아시아 지역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옅어졌지만, 북핵 위협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한 이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과 대화를 원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북한 문제가 미중 갈등의 압박 요인으로 번지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북한 핵 문제와 대만 문제 등 동아시아 안보 현안이 여전히 미중 경쟁 구도와 맞물려 있는 만큼, 북한 문제가 지금 당장은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려나 있더라도 양국 모두에게 완전히 외면될 수 없는 변수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군사 도발로 미국의 압박 명분을 키우기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문제가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이 존재감을 피력하기 위해 오히려 적극적으로 군사 도발에 나서거나 러시아와 밀착을 통해 다른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