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극히 이례적' 의전이 보여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중요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3일간 진행될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23일(현지시간) 최고의 예우를 갖춰 맞이했다.
활주로에는 귀빈을 위한 30m 길이의 붉은 카펫이 깔렸고, 군용기들이 환영 비행을 선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공항에서 시 주석을 직접 맞이한 가운데, 양국의 국기가 함께 휘날리며 미 공군 군악대의 연주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23일) 저녁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시진핑 주석과 그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맞이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시 주석의 첫 미국 방문으로, 비공개 회담과 국빈 만찬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양측은 인공지능(AI)부터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무역 휴전 연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 39분 중국국제항공 항공기를 타고 도착했다. 리무진 2대가 대기 중인 가운데 의장대가 항공기 앞으로 행진해 나와 레드카펫 양쪽에 도열했다.
시 주석 부부가 비행기에서 내리고, 두 정상 부부는 악수했다. 잠시 대화를 나눈 네 사람은 레드카펫을 따라 걸으며 기념 촬영을 했다.
군악대가 미국 국가를 연주하는 가운데 B-1 폭격기 2대가 상공을 비행했다. 이 초음속 전투기는 미국의 핵심 전투 전력 중 하나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 두 부부는 각각 별도의 차량을 타고 워싱턴DC로 향했다.
미국 대통령이 기지에서 직접 외국 지도자를 맞이한 것은 1962년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1962년에는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해럴드 맥밀런 영국 총리를 맞이한 바 있다.
한편 같은 날(23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휴전 기간이 내년 1월까지 연장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하하는 대신 시 주석이 희토류 광물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한 이 합의는 당초 11월 10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회담을 마친 베센트 장관은 양국 간 더 실질적인 무역 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영 통신사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된 성명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 모두 "위대한 국가이며, 양국 국민은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번 방문 일정에 깊이 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훌륭한 관계" 때문에 공항에서 직접 맞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미 일정에 자신의 오른팔로 널리 알려진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허리펑 부총리, 왕이 외교부장 등 여러 고위급 인사와 대사들을 대동했다.
시 주석은 신화통신의 성명을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의 재부흥은 완전히 공존할 수 있으며, 서로를 강화하고 세계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방문으로 "풍성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자신감도 표했다.
다만 시 주석이 민간 기업 임원들을 대동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중국 기업들을 미국에 데려올 경우 중국의 비즈니스 관행이나 정부 보조금, 과잉 생산 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 주석이나 중국공산당이 원하는 성과보다는 비판이나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올해 5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애플의 팀 쿡,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을 비롯한 미국 기술업계 주요 경영진을 대동한 바 있다.
이번에도 미국 AI 기업 대표들은 24일 예정된 호화로운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25일까지 미국에 머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업계 내부에서 AI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과 관련해 이를 "거짓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양국은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조지 H.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데이비드 파이어스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중국산 희토류 광물 수입 확대, 미국산 농산물 수출 확대 등 무역 및 관세와 관련해 추가적인 합의를 끌어내고자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더 많이 구매하고 미국에 희토류 광물을 더 많이 판매하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모양새다.
파이어스타인은 시 주석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가 승인한 140억 달러 규모의 대대만 무기 판매를 더 지연시키거나 아예 취소하도록 유도하고, 미-중 무역 통합을 한층 심화하고자 노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는 오랫동안 지속된 온 미-중 현안"이라면서도 "2025년에 비하면 그나마 양국 관계의 안정성이 다소 높아지거나 불안정성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 주석의 이번 방미 일정은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감정이 개선된 가운데 성사됐다.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영토적 야망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미국인은 2022년 52%였으나, 최근 4에는 41%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인의 절반 이상(57%)은 중국과 협력하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반응은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고르게 나타났다.
일례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 중 57%가 협력에 찬성했으며, 민주당원의 경우 온건파와 진보파를 막론하고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스러운 지지층 대부분(63%)은 중국과의 관계를 경계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시 주석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와 대조된다.
한편 백악관에서의 환영 행사 외에도, 멜라니아 여사는 양국 간의 문화적 유대를 보여주고자 펑 여사와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기념비적인 방문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건물에서 역사적인 마무리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두 정상 부부는 "미-중 관계에 중요한" 기록을 포함한 주요 문서들을 관람할 예정이다.
추가 보도: 브랜든 드레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