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열풍...세계적 인기 이유와 건강상 이점은?

SNS에서 특이하게 생긴 초록색 차 음료 사진을 본 적 없다면 피드를 새로 고침해봐야 할 때다. 요즘 유행하는 이 음료의 정체는 바로 말차다.
틱톡부터 인스타그램까지 여러 SNS 인플루언서들이 동참하며 말차 음료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Z세대 소비자들이 그 맛을 느껴보고자 카페에서 줄을 설 정도다.
사실 말차는 전혀 새로운 음료가 아니다. 일본에서 널리 생산되는 이 선명한 초록빛의 가루는 수 세기 동안 일본 전통에 뿌리 깊이 박힌 일상적인 음료로, 다도 문화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며 라테, 디저트, 심지어 피부관리 제품의 형태로도 등장하고 있다.
말차는 카멜리아 시넨시스, 즉 차나무에서 특별히 재배된 잎으로 만드는 녹차의 한 종류이다. 일반적인 녹차와 달리 찻잎이나 티백을 우려내는 방식 대신 곱게 간 말차 가루를 뜨거운 물이나 우유에 섞어 마신다.
캐나다의 공인 영양사인 미란다 갈라티는 "녹차의 건강상 이점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말차는 단순히 더 농축된 형태이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SNS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차는 정말 우리 몸에 이로울까.
건강상의 이점

말차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세포 손상 및 만성 질환의 위협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는 물질이다.
건국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말차의 항산화 성분은 일반 녹차보다 최대 10배 더 풍부하다.
사실 녹차와 말차는 비슷한 종류로, 특히 녹차의 높은 항산화 성분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녹차에는 카페인 함량도 높아 신진대사 및 지방 연소를 촉진한다.
일반적인 말차라테(말차 가루 1티스푼)에는 카페인 약 38~176mg이 함유되어 있다. 이는 일반적인 커피 1잔에 비해 적은 양이다.
그러나 갈라티는 말차를 마시면 L-테아닌 성분으로 인해 커피보다 "진정 효과"를 약간 더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차에 함유된 아미노산이 신경계에 도움이 되어 스트레스와 불안이 가라앉고, 불면증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항산화 성분, 클로로필, 카페인, L-테아닌 등 말차에 함유된 성분들은 뇌 기능 향상과 연관이 있다. 카페인은 중추 신경계를 자극해 뇌의 대사 활동을 촉진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시즈오카대학교에서는 말차가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국립 의학 도서관'에 게재된 해당 연구에서는 남성 2명, 여성 10명 등 총 12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2개월간 매일 말차 가루 2g을 섭취하게 했고, 그 결과 뇌 기능 개선의 징후가 나타났다.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아냐

다른 모든 카페인 음료가 그렇듯, 말차 또한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말차의 경우 녹차보다도 카페인 함유량이 높은데,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불안감, 불면증, 심장박동 수 증가와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카페인은 주의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아드레날린(일명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키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일시적으로는 에너지가 넘치는 듯하나 결국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느끼게 될 수 있다.
성인의 하루 최대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400mg으로, 이는 하루에 말차라테 1~2잔 정도가 적당하다는 뜻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에게 말차는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 커피보다 카페인 함유량이 적고, 말차 속 L-테아닌 성분이 카페인의 흡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더티 말차'란?

'더티(dirty, 더러운, 지저분한)'하다는 이름과 달리 그리 해로운 음료는 아니다. 더티 말차란 우유와 말차를 섞은 뒤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냥 말차와 비교했을 때 맛 외에도 한 잔에 들어가는 카페인량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닐까.
영양학자들은 더티 말차를 통해 말차의 진정 효과와 에스프레소의 각성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으나, 아드레날린 수치가 갑자기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L-테아닌 덕분에 카페인이 더 천천히 작용하기에 "더 깔끔하다"는 설명이다.
말차라테와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더티 말차 또한 하루 한 잔 정도 섭취하길 권장한다.
품질에 주의하기
최근 몇 년간 말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는 말차의 절반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요 폭증으로 인해 일본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말차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이에 대응해 일본의 차 전문 업체인 '이포도 차'와 '마루큐 코야마엔' 측은 처음으로 1인당 말차 구입 수량을 제한하고 나섰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에서 생산된 말차는 4176톤으로, 2010년에 비해 거의 3배 늘어났다.
한편 말차가 점점 더 대중과 친숙해지면서 품질 또한 격차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영양 플랫폼 '리얼 라이프 뉴트리셔니스트'를 운영하는 갈라티는 "말차 가루 제품마다 그 품질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면서 "건강상의 이점을 생각해 마신다면 믿을 만한 출처인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커피와 섞인 일부 제품의 경우 추가로 설탕, 향료 또는 감미료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는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