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걸작', 평론가들의 극찬 쏟아진 영화 '오디세이'
오스카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에 평론가들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의 호메로스 서사시를 각색한 작품이다. 놀란 감독이 2023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오펜하이머' 이후 오랜만에 내놓은 장편 영화다.
이 작품을 두고 더 텔레그래프는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했고, 메트로는 "영화계를 영원히 바꿔놓을 작품"이라고 치켜세웠다.
더 타임스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걸작"이라고, 이브닝 스탠더드는 "거대한 걸작"이라고 평했다.
지난 17일 미국과 유럽 등에서 개봉했고 국내엔 다음달 5일 개봉 예정인 '오디세이'에는 맷 데이먼, 젠데이아, 톰 홀랜드, 로버트 패틴슨, 앤 해서웨이, 샤를리즈 테론, 루피타 뇽오 등이 출연한다.
줄거리는 그리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트로이 전쟁을 마친 뒤 아내와 아들(앤 해서웨이와 톰 홀랜드)에게 돌아가기 위해 험난한 귀향길에 오르는 이야기다.
여정 속에서 오디세우스는 다양한 신화 속 존재들을 맞닥뜨리고, 잔인한 악역 안티노오스(로버트 패틴슨)는 오디세우스가 부재한 틈을 타 왕비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드러낸다.
버라이어티지의 평론가 가이 로지는 "진정으로 웅장하고 대담한 비전을 담아낸 '오디세이'가 3시간에 이르는 러닝타임 내내 관객에게 압도적인 전율을 선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른 여름 블록버스터라면 결말부의 하이라이트가 됐을 법한 거대한 세트피스를 몇 분 간격으로 연이어 쏟아내는 듯하다."
이브닝 스탠더드의 닉 하웰스도 영화의 "경이로운" 세트피스를 칭찬하며 "'오펜하이머'보다 훨씬 더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평했다.
메트로의 토리 브레이저는 별 다섯 개 만점의 리뷰에서 이 작품이 "영화 제작의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썼다.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까지 본 영화 가운데 가장 놀란다운 작품이다. 동시에 '오펜하이머'나 '인셉션'을 포함해 그가 이전에 만든 어떤 영화와도 닮지 않았다."
'새롭게 발견된 성숙함'이라는 평가를 받은 톰 홀랜드
더 할리우드 리포터지의 데이비드 루니는 영화가 다소 "고르지 못한" 면이 있다면서도 배우들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데이먼은 이전 작품에서 거의 드러난 적 없던 어둡고 깊은 내면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며 "해서웨이는 강인한 평정심으로 연약함을 감춘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패틴슨은 악랄한 캐릭터를 강렬한 에너지로 소화해낸다"고 평했다.
데드라인의 평론가 그레고리 너센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스타가 된 톰 홀랜드를 특히 주목했다.
그는 "홀랜드가 연기한 인물은 자신보다 훨씬 교활하고 육체적으로 강한 이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영향력을 발휘하려 애쓰는데, 그 모습에서는 스파이더맨 특유의 용감함과 순수함이 엿보인다"고 썼다.
"홀랜드는 어린 인물을 연기하지만, 그의 연기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성숙함이 느껴진다. 단연 그의 필모그래피 최고의 연기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거의 없었다. 다만 일부 평론가들은 몇몇 장면에서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놀란 감독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불만이다. 그는 후시 녹음을 최소화하고 촬영 현장에서 녹음한 음향을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대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대니 리는 일부 현대적인 표현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몰입을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놀란 감독은 현대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결정(no-brainer)'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실례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이번만큼은 그 결정을 조금 더 고민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어쩌면 문제는 대사의 나머지 부분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반면, 몇몇 단어만 유독 튀며 거슬리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엄격한 비평가라도 곧 그런 점은 잊게 될 것이다. 오디세우스가 호메로스의 모험을 향해 닻을 올리는 순간, 놀란의 시각적 경이로움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 그는 분명 탁월한 액션 연출가다."
놀란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인셉션', '메멘토', '다크 나이트' 3부작 등이 있다.
인디펜던트의 클래리스 로리는 "놀란 감독의 개성이 영화 전반에 선명하게 배어 있다. 이 작품은 지적이면서도 힘이 있고,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할리우드 영화다. 그러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은 채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작품에는 생각 없이 내린 결정이 단 하나도 없으며, 놀란 감독 자신도 설명하지 못할 선택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A 타임스의 에이미 니콜슨은 이 영화가 "서사적으로는 대단히 만족스럽다"고 평가하면서도, 원작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고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욕망을 충분히 탐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이먼이 연기한 오디세우스는 완고하고 자신만만하며 신성모독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아내의 정조를 끊임없이 의심하던 신화 속 교활하고 위선적인 이기주의자와는 그다지 닮지 않았다"고 평했다.
"놀란 감독 특유의 지나친 도덕적 결벽은 다소 거슬린다. 관객이 이 영웅의 도덕적 복잡성을 스스로 마주하고 고민할 능력이 없다고 여기는 듯해 모욕적으로까지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만 더 씁쓸한 점은, 그의 판단이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오디세이'는 전편을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촬영했으며, 제작비는 약 2억5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펜하이머'가 전 세계에서 9억75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린 만큼,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이번 작품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다만 '오펜하이머'는 2023년 '바비'와 같은 날 관람하는 인터넷 유행인 "바벤하이머(Barbenheimer)" 현상의 수혜를 입으며 관객 수가 크게 늘어난 바 있다.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이 작품이 "짜릿한 야심과 대담함, 진지함, 너그러움, 그리고 눈부신 재능"을 담아냈다며 별 다섯 개 만점을 부여했다.
그는 "대사가 다소 투박하고 섬세함이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그마저도 강렬하고 화려한 방식으로 표현된다"고 덧붙였다.
엠파이어의 존 뉴전트 역시 별 다섯 개 만점을 주며 "서사시의 정의 그 자체"라고 평했다.
"이 작품의 규모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오늘날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영화를 구상하고, 제작을 요구하며, 실제로 완성해낼 수 있는 감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텔레그래프의 로비 콜린 역시 별 다섯 개 만점을 주며 "놀란과 그의 동료들은 기이하면서도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고, 혁신적이며,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하나의 기계 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나온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했다.
"이 작품의 제작자(놀란 감독)는 시간을 다루는 마술사로 유명하지만, 이번 작품이 그의 가장 위대한 시간 마술일지도 모른다. 인류 문학사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가운데 하나를 블록버스터 영화의 미래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