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도피' 시리아 내전 상황 핵심 정리
시리아 반군이 13년간의 내전을 끝내고 다마스쿠스에 입성했으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나라를 떠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모하메드 알잘랄리 총리는 국가 통치의 연속성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과 동맹 세력이 시리아 북서부에서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 지 불과 12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반군은 먼저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장악한 뒤 남쪽 고속도로를 따라 수도로 진격하면서 시리아 정부군을 붕괴시켰다.
시리아 내전의 발발 원인은?
2011년 아사드 정권에 대한 평화적 친민주 봉기가 전면적인 내전으로 번지며 시리아는 황폐해졌고, 지역 및 세계 강대국들이 이 내전에 개입하기 시작했다.
50만 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1200만 명이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그중 약 500만 명은 해외에서 난민이나 망명 신청자로 살아가고 있다.
반군의 공세 이전까지는 아사드 정부가 러시아, 이란, 그리고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의 도움으로 주요 도시 대부분을 점령하며 내전은 사실상 끝난 듯했다. 최전선도 대체로 고착된 상태였다.
그러나 시리아엔 여전히 정부의 통제 밖에 있는 지역들이 많았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주도의 무장 동맹인 시리아 민주군(SDF)이 장악한 북부와 동부 지역이 대표적이다.
반군의 마지막 거점은 터키와 접한 알레포 및 이들립 주로, 4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 중 많은 수가 난민이었다.
이 거점 지역은 HTS가 지배하고 있었지만, 동맹 반군 세력과 여러 지하디스트 단체들도 기반을 두고 있었다. 터키의 지원을 받는 반군 세력인 시리아국민군(SNA)도 이 지역에서 영토를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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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어떤 단체?
이슬람 무장단체 HTS는 2012년에 '알누스라 전선'이란 이름으로 창설되었으며, 이듬해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했다.
알누스라 전선은 아사드 대통령에 맞선 세력들 중 가장 효율적이고 치명적인 단체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들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저항보다는 과격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 이념 설파에 중점을 뒀다. 때문에 HTS는 당시 자유시리아군(Free Syrian Army)으로 알려진 주요 반군 연합체와 대립 관계에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던 2016년, 알누스라는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끊었고, 이듬해 다른 세력들과 합병하면서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라는 이름을 채택했다.
그러나 UN, 미국, 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여전히 HTS를 알카에다 계열로 간주하며 종종 알누스라 전선으로 지칭한다. 미국은 이 단체의 지도자인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를 국제 테러범으로 지정했으며, 그의 체포를 위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HTS는 알누스라와 이슬람국가(IS) 세력을 포함한 경쟁 단체들을 진압하며 이들립과 알레포 주에서 권력을 공고히 했다. 또한 이슬람법에 따라 영토를 관리하기 위해 소위 '시리아 구원 정부'를 설립했다.
졸라니는 금요일 CNN 인터뷰에서 "혁명의 목표는 여전히 이 정권의 전복"이라고 밝히며, "기관과 '국민이 선택한 의회'를 기반으로 한 정부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군이 최근 공세를 재개한 이유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립주를 되찾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면서 이들립주에선 최근 몇 년 동안 교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2020년, 터키와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의 이들립 탈환 시도를 멈추기 위해 휴전 합의를 중재했다. 이 휴전은 간헐적인 전투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유지되었다.
HTS와 동맹 세력은 11월 27일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공세를 시작했다고 주장하며, 정부군과 이란 지원 민병대가 북서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확대했다고 비난했다.
이 공세는 정부가 수년간의 전쟁, 제재, 부패로 인해 약화된 시점에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동맹국들 역시 다른 분쟁에 휘말리며 지원이 줄어든 상황이었다.
전쟁 초기 반군을 몰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란 지원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또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리아에 있는 이란 군 지휘관들이 제거됐으며, 친정부 민병대의 보급선도 약화됐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집중력이 분산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아사드 정권의 군대는 고립된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공세는 어떻게 진행됐나?
HTS가 주도한 반군은 공세를 시작한 지 불과 사흘 만인 11월 30일,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 대부분을 장악했다. 반군은 정부군이 병력과 치안 부대를 급히 철수하면서 현지에서 거의 저항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동맹국들의 도움을 받아 반군을 "진압하겠다"고 다짐했다. 러시아 전투기는 반군이 점령한 지역에 대한 공습을 강화했고, 이란 지원 민병대는 하마 방어선을 강화하기 위해 증원 병력을 보냈다. 하마는 알레포와 다마스쿠스 사이에 위치한 주요 도시다.
그러나 며칠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하마는 결국 현지 시간 5일 반군에게 함락되었고, 정부군은 철수를 감행했다.
반군은 즉시 다음 목표가 시리아 제3의 도시인 홈스라고 선언했고, 하루 만에 전투를 끝내고 7일 밤 홈스를 장악했다.
동시에, 요르단과 인접한 남서부에 기반을 둔 다른 반군 세력은 24시간 만에 데라아와 수웨이다를 점령하고 다마스쿠스 외곽에 도달했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리아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지역 파트너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