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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 격화

2024.08.26

이스라엘 측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대규모 로켓포 및 드론 공격을 막고자 레바논 남부를 선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은 25일 아침 전투기를 출동시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의 로켓포 발사대 수천 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와 동맹인 '아말 운동' 측은 이로 인해 대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또한 앞서 발생한 고위 사령관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와 드론 320대를 발사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은 자국 해군 병사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지난 10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사이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국 측은 더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일어난 바로 다음 날부터 거의 매일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아 가자 지구 평화 회담이 열렸으나, 별다른 돌파구는 없었다.

당시 회의장을 떠나기 전,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내건 새로운 조건을 거부하는 한편, 이스라엘이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지난 7월 초 마지막 회담 이후 자신들은 요구 조건을 변경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헤즈볼라는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단체인 하마스를 지원하고자 행동에 나선 것이라 말한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모두 이스라엘, 영국 및 몇몇 나라에서는 테러 단체로 지정돼 있다.

레바논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560명 이상이 숨졌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헤즈볼라 대원이라고 한다. 한편 이스라엘 측은 자국 민간인 26명과 군인 26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UN에 따르면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지역의 상황으로 인해 총 20만 명이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다.

창문이 파괴된 민가
AFP
지난 25일 이스라엘 해안가 에이커 지역 주민들이 레바논에서 발사한 로켓포로 인한 집안 피해를 확인하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25일 오전 4시 30분경 시작된 이번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양측이 전면전으로 붙었던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전투기 약 100대가 레바논 남부 40여 곳에 출동해 “헤즈볼라 로켓포 발사대 수천 개를 타격해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번 공습은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중 폭격을 “광범위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바논의 국영 ‘내셔널 뉴스 통신사’는 이스라엘 항공기가 보포트 성, 비르 칼브 지역은 물론 아인 카나, 크파르 필라, 루아이제, 브살리아, 크파르 멜키, 사즈드, 사르바 지역 외곽도 공습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의 국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역인 지브퀸의 한 주민은 “마치 지구 종말의 날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키암 지역에서는 차량을 덮친 드론 공격으로 1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아말 운동’은 해당 지역에서 대원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레바논 보건 당국은 티리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인근 하리스 지역에서 대원 2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오늘 벌어진 일이 끝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IDF가 단거리 로켓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중부 지역의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 모든 드론을 요격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와 이란 측 지도자를 직접 언급하며 “레바논의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번 공격이 북부의 상황을 변화시킬 추가 단계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전 세계 외무장관 수십 명에게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는 다 할” 것임을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EVN
총리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2번째)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왼쪽 3번째)은 텔아비브의 IDF 기지에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스라엘의 이 같은 공격 직후, 헤즈볼라는 로켓포 ‘카튜샤’ 320여 발을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군사 시설 11곳을 향해 조준 및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난달 30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 고위 군사령관 암살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이번 작전은 “완료됐으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면서 그렇기에 25일 더 큰 공격을 저지했다는 이스라엘 측 주장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방공 시스템에 의해 날아드는 로켓포가 요격되면서 하늘에서 폭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이후 IDF는 자국 해군 병사가 “이스라엘 북부에서 전투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언론은 이 해군 병사가 레바논과의 국경에서 약 4km 떨어진 ‘드보라’ 순찰선 근처에서 헤즈볼라의 드론이 날아들고 아이언 돔이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하산 나스랄라의 연설 장면을 담은 TV 화면
EPA
로켓포 공격 이후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헤즈볼라 지도자의 연설을 듣고 있다

헤즈볼라의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25일 오전 TV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약 110km 떨어진 군사 정보 기지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스랄라는 헤즈볼라가 계획대로 공격을 시행했으며, 모든 드론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될 경우 재대응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한편 헤즈볼라에 대해 거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레바논 정부의 나지브 미카비 총리는 상황 확대를 막고자 레바논의 우방국들과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카비 총리는 “이스라엘의 공세” 중단 및 2006년 종전을 이끈 UN 안보리 결의안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레바논은 가자 지구 상황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교전이 역내 전쟁으로 치닫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헤즈볼라가 가자 지구 내 상황이 종결되면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국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협상 타결이 중요하다고 본다.

레바논 남부 키암 지역 위치
BBC
레바논 남부 키암 지역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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