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이란 2주 휴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결국,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인 판단으로 기울었다.
워싱턴 시각으로 7일 오후 6시 32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확정적인" 평화 협정에 "상당히 근접했다"며, 협상 진전을 위한 2주간의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완전히 막판은 아니었지만, 이번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란의 에너지와 교통 기반시설을 대규모로 타격하겠다고 미국이 예고한 오후 8시 시한이 점점 다가오던 시점이었다.
이번 합의는 이란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통행에 완전히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이란 측 또한 그렇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오전 이란 문명이 "다시는 재건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위협했던 시점만 해도 확신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이처럼 미국 대통령이 가한 충격적인 위협이, 이란이 이전에는 거부해 온 것과 유사한 휴전에 동의하는 압박으로 작용했는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확실한 것은, 불과 이틀 전 '트루스 소셜'에서 쏟아낸 거친 요구에 이어 나온 이같은 충격적이고 수위 높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경고는 현대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설령 이 2주간의 휴전이 항구적 평화로 이어진다 해도, 이번 이란 전쟁 및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은 국제 사회가 미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근본부터 바꿔놓았을지도 모른다.
한때 세계 안정을 지키는 힘을 자처했던 한 나라가 이제 국제 질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정치에서 규범과 전통을 깨뜨리는 것을 즐기는 듯했던 이 대통령은 이제 세계 무대에서도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
7일,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고, 일부는 탄핵을 요구하기도 했다.
호아킨 카스트로 하원의원(텍사스주)은 X를 통해 "대통령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으며,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음이 더욱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공화당원들은 "이 전쟁의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권 공화당 내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많지만, 흔히 포착되던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와는 거리가 있다.
'하원 군사위원회' 고위 위원인 오스틴 스캇 하원의원(공화당, 조지아주)은 '문명의 종말'을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스캇 의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나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로 알려진 론 존슨 상원의원(공화당, 위스콘신주)은 트럼프 대통령의 폭격 강행은 "엄청난 실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다니엘 모란 하원의원(공화당, 텍사스주)은 SNS를 통해 자신은 "'문명 전체'를 파괴하는 일"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니"며, "오랫동안 미국을 이끌어 온 원칙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대립해 온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공화당, 알래스카주) 역시 대통령의 위협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수단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협상 카드가 효과를 발휘했다고 반박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발표하는 자신의 SNS 게시물에서 미국은 모든 군사 목표를 "달성하고, 또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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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란의 군사력은 상당히 약화된 상태다.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으나, 다수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공습으로 사망했다.
하지만 현재로서 미국이 말하는 목표 중 다수는 여전히 달성 여부가 불확실하다.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기반인 농축 우라늄의 행방은 거의 알려진 바 없으며, 이란은 여전히 예멘의 후티와 같은 역내 대리 세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란이 통행료 등 조건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하더라도, 이 지정학적 요충지를 이란이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휴전 발표 이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방어 작전"을 중단하는 한편, "이란군과의 조율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 측 10개항 계획의 "전반적인 틀"을 수용했다고도 덧붙였다.
그 계획에는 미군의 역내 철수,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전쟁 배상금 지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 유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실제로 수용하리라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향후 2주간의 협상 과정이 험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으로서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다. 극적인 위협을 가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이번 휴전은 일시적인 유예일 뿐, 영구적인 해법이 아니다.
대통령이 그동안 쏟아낸 발언과 행동, 그리고 이번 전쟁 자체가 장기적으로 어떤 대가로 돌아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