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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 투표 후 광화문 현장은 '환호'와 '탄식'

2일 전
우선미 씨
BBC
우선미 씨는 출구조사 발표 후 "대한민국이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뻐했다

6월 3일 조기 대선 투표가 마무리될 무렵, '집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선거 결과를 함께 지켜보기 위해서다.

지난 6개월 계엄 정국 때만큼 많은 인파가 운집하지는 않았지만, 날이 저물면서 사거리를 경계로 각각 수백 명에 달하는 진보와 보수 진영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오후 8시 주요 방송 3사(KBS·MBC·SBS) 공동 예측 출구 조사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서울 종로구 청계 광장에서는 진보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실시간 현장 개표방송을 진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12%포인트 넘게 앞선다는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대는 큰 환호성에 휩싸였다.

우선미(54) 씨는 "이 결과가 결국 대한민국이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후퇴했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다시 새롭게 쓰이는 역사라고 생각하고, 그 역사에 남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11살 아이의 어머니인 이정아(42) 씨는 "이미 예상됐던 결과"라며 "얼마나 더 크게 이기느냐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기뻐했다.

이번 대선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로 인한 탄핵으로 앞당겨진 만큼, 이 후보의 승리를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전재희 씨.
BBC
전재희 씨는 "내가 원하는 (정치적) 결과를 얻기 위해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간, 도로 건너편에는 보수성향 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이 주최하는 개표 중계 행사가 전혀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정옥(67) 씨는 침착한 표정으로 출구조사 이후에도 최종 결과가 "역전"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나라가 공산화될까봐 겁난다"라며 대국본을 이끄는 전광훈 목사와 뜻을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원 전재희(33) 씨는 사전투표 결과를 믿지 않는다며 "부정 선거가 아니고서야 말도 안 되는 투표율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부정 선거 이슈는 보수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 과거 진보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제기된 바 있지만, 아직 이를 입증할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

전 씨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행정부와 국회를 모두 민주당이 주도하는, 권력의 불균형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정치적) 결과를 얻기 위해 합법적인 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매체들이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하기 시작한 자정이 넘은 시각까지도 일부 사람들은 자리에 남아 지지하는 후보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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