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후 추락...생존자 미확인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아메리칸항공 소속 여객기가 미국 워싱턴DC 상공에서 군용 헬기와 충돌 후 포토맥강에 추락했다.
이날 오전 6시 45분(현지시간) 기준 최소 28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 DC 소방 및 긴급 대응 책임자인 존 도널리는 30일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군용 헬기는 버지니아주 포트 벨부아에서 이륙했으며, 여객기는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출발해 워싱턴DC로 향하고 있었다. 해당 여객기가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충돌한 블랙호크 군용 헬기에는 미 육군 소속 군인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방 당국과 지역 경찰 등 여러 기관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BBC는 사고 현장에서 여객기의 일부로 보이는 잔해가 포토맥강에 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목격자들은 현지 언론에 공중 충돌 당시 불꽃이 튀고 섬광이 보였다고 증언했다.
아리 슐만 씨는 NBC 워싱턴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정상적인 비행이 순식간에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아래에서 불꽃이 이어졌다"며 "기다란 원통형 불꽃놀이(giant roman candle)같았다. 뒤를 돌아봤을 때 거대한 화염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성명을 통해 "대응팀이 보여준 노력에 감사한다.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가 나오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고 대응을 위해 로널드 레이건 공항의 이착륙이 중단됐으며, 항공 당국은 인근에 약 45km 떨어진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항공편을 우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DC 교통국 대변인은 사고 여파로 귀가하는 승객들을 위해 워싱턴 지하철 운행이 연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방항공청(FAA)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강추위 속 수색 난항
이날 새벽 4시 50분(현지시간) 기준, 포토맥강은 아직 어둠에 잠겨 있다. 여객기 일부가 최대 2.4m까지 물에 잠긴 가운데, 약 300명의 구조대원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강물에는 일부 얼음이 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DC 소방·응급서비스 책임자는 강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매튜 샨크 영국 해상 수색·구조 전문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차가운 수온과 강한 바람, 어두운 환경이 구조 작업을 특히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에는 얼음이 있고, 물이 매우 차가워 구조대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샨크는 "60명 이상의 실종자를 수색해야 하는데, 강추위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구조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인간의 몸이 차가운 물에 닿으면 1분 내에 호흡, 심박수, 혈압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며 '급성 한기 쇼크(cold shock)'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또한 10분 내에 근육 조절 능력을 잃을 수 있으며, 20~30분 안에 저체온증이 시작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