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비게이션 검색 본문 바로가기

트럼프 관세, 세계 각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2025.02.02
멕시코 시우다드 후아레스의 트럭들이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사라고사-이슬레타 국경 횡단 다리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Reuters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 상품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의 관세 발표가 이뤄지면서, 관세 카드가 허풍이 아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포문을 연 것에 불과하다.

세계 무역 시스템은 전에 없던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 다음, 이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를 다른 나라에도 보편적으로 부과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은 앞으로 더 광범위한 무역 갈등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미국이 취하는 조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전 세계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이다.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는 관세 부과를 위한 근거를 주기적으로 바꾼다. 다른 나라에 외교적 변화를 강요하거나, 무역 불균형에 대처하거나, 상당한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이러한 정책 목표는 모두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트럼프 1기 '중국 협상(China deal)'의 경험을 교훈 삼아 서방 외교관들은 구매를 늘릴 수 있는 미국산 제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이를 통해 백악관에 약간의 승리감을 안겨주기 위해서다.

유럽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나 무기, 또는 풍력발전소용 특수 자석 등의 구매를 늘리겠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이 '승리'라고 말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추세가 이미 진행 중이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무역 적자 수치를 바꾸는 것이 트럼프의 진정한 목표일까?

공식적으로 트럼프발 관세 조치의 근거는 합성 아편유사제(opioid) 펜타닐 거래에 대한 처벌이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의회의 결정이 필요한 "긴급" 조치를 위한 법적 구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캐나다는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 꼽히는 마크 카니 전 캐나다중앙은행 총재가 가장 잘 표현한 것처럼 트럼프에 대해 강력한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상응하는 값을 치르도록(dollar for dollar)"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펜타닐 관련 주장을 무시하며 캐나다가 "깡패에 맞설 것"이라고 했다.

카니 전 총재가 쥐스탱 트뤼도의 뒤를 이어 소위 세계 7대 '선진' 경제국 그룹인 G7의 의장이 되든 안 되든 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카니는 영란은행 총재 시절 G20과 G7 회의에서 세계 무대에서 트럼프를 직접 목격했으며, 미국 지도자는 오직 힘만을 존중한다는 결론을 명확하게 내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조용히 있으려는 모든 국가에 대해 비밀리에 경고를 보냈다. "행운을 빕니다."

최근 필자는 유럽 무역 협상가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그들은 미국과의 협상뿐만 아니라 협력과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그들은 그린란드의 운명을 놓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에 관세를 부과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비판을 피했다.

검은색 상의와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테슬라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파란색 정장에 보라색 넥타이, 모자에 흰색 글씨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에 서 있다
Reuters
도널드 트럼프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에 대해 각국이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여기서 진짜 궁금증은 다른 국가들이 암묵적으로라도 일론 머스크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명 정치 지지자들에 대한 보복 관세를 조정할지 여부다. 이는 이전 소규모 분쟁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는 지난주 보복 관세의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이 모든 조치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주변 경쟁 세력과 의회의 이해관계자들이 미국 공장들의 글로벌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는 미국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기 전의 이야기다.

이는 여러 지역에서 도입될 예정인 탄소 거래세 적용을 통해 더 우회적인 방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정확히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국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하게 인식되는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매일 여러 곳에서 관세 위협이 쏟아지고 있는 지금, 전 세계는 미지의 영역에 놓여 있다.

BBC NEWS 코리아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