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로키 산맥을 가로지르는 109km 트레일 개통
캐나다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벗어난 지역에 새롭게 조성된 철도 탐방로가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캐나다의 한 지역을 여행자들에게 소개하며 이 나라의 과거를 되짚게 하고 있다.
이곳을 거닐 때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주변 숲을 가득 채운 고요함이었다. 나는 소나무와 가문비나무 사이를 지나 습지와 이끼 낀 비탈을 따라 걸었다. 진흙에 짓이겨진 신발 밑창이 자갈길 위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갑자기 근처 숲에서 토끼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행여 '더 큰 야생동물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이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새와 다람쥐의 조용한 수다에 다시 평온이 찾아왔다. 그렇게 30분가량 하이킹을 한 나는 지금까지 이곳에서 사람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잘 닦인 캐나다 로키 산맥 탐방로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고독을 맛본 것이다.
내가 걷고 있는 곳은 새로 개통된 록키–노르데그 철도 탐방로다. 총길이 109km에 이르는 이 노선은 캐나다 북부 철도(CNoR)의 옛 선로를 따라 역사적인 석탄 채굴 정착지 노르데그에서 록키 마운틴 하우스 마을까지 이어진다. 1910년대 초 석탄 수송과 개척민 지원을 위해 건설된 CNoR과 같은 철도는 한때 캐나다 서부의 생명선이었다. 고속도로가 대초원을 가로질러 로키 산맥 산기슭까지 뻗어나가기 훨씬 전 철로는 외딴 정착지 주민들에게 연료와 식량을 공급하는 주요 동맥이었다. 철도가 멈추면 모든 것이 멈췄다.
새롭게 조성된 이 철도 트레일은 하이커와 사이클리스트는 물론 승마 이용자, 설원 트레커, 개썰매 이용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어, 오프로드 차량 이용자까지 아우르는 사계절 다목적 노선으로 설계됐다. 여행자들은 북방림을 지나고 넓게 펼쳐진 계곡 위를 가로지르며, 그동안 방문객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던 캐나다의 외딴 지역을 경험할 수 있다. 증기 기관차와 석탄으로 형성됐던 풍경을 자연이 서서히 되찾아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두 국립공원인 밴프와 재스퍼 너머에 자리한, 조용하고 덜 알려진 로키 산맥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현재까지 노르데그에서 잭피시 크리크까지 이어지는 구간 가운데 50km 이상이 완공됐으며 나머지 구간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캘거리에 거주하는 매디 테일러는 인근 관광 명소인 에이브러햄 호수를 향해 몇 시간 동안 차를 몰아가던 중 "거의 우연히" 이 철도 트레일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프리처스 포인트에서 캠핑을 하다가 기차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한 노부부를 만났는데 그들이 노르데그 인근 일부 구간을 자전거로 달렸다고 하더라"며 "두 분 모두 이 철도 탐방로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고 전했다.
직접 새로 단장된 철도 탐방로를 찾아간 테일러는 지역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할아버지를 데려와 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정말 멋진 장소"라고 말했다. "캠핑을 하기에 딱 좋은 곳 같아요. 어쩌면 할아버지도 모르셨던 캐나다 역사를 새롭게 알게 되실지 모르죠."
서부 캐나다 철도를 50년 넘게 연구해 온 역사학자 레스 코즈마에 따르면, CNoR과 같은 노선은 단순히 사람과 석탄을 서부로 실어 나른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이러한 철도들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마을의 탄생을 이끌었다.
코즈마는 CNoR의 역사를 소개하는 안내 표지판을 가리키며 "이 노선은 당시 사람들의 삶 그 자체였다"며 "철도가 없었다면 지역사회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렉소, 손더스, 할레크 같은 광산 정착촌이 철도 노선을 따라 성장했으며, 증기 기관차와 이후 등장한 디젤 전기 기관차가 이 노선을 따라 20~45량 규모의 석탄 열차를 운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석탄 수요가 감소하면서 광산은 문을 닫기 시작했고 철도 운행도 점차 줄어들었다. 1985년 철도 운행은 중단됐으며 이듬해 철도 회랑은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코즈마는 "오래전 문을 닫았지만 방치되지 않고 보존된 CNoR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당시 인프라가 놀라울 만큼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은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는 매우 드문 사례로, 이 지역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창구가 되어줍니다."
폐선된 철도를 보존하고 경관이 뛰어난 옛 선로를 대중에게 다시 개방하자는 계획은 2009년에 시작됐다. 공사는 2012년 본격화됐고, 앨버타 주정부는 2018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산책로와 교량, 휴식 공간 조성을 위해 850만 달러를 지원했다.
밴프의 장엄한 봉우리나 재스퍼의 광활한 오지를 향해 줄지어 이동하는 관광버스 행렬과 달리, 록키–노르데그 철도 탐방로(두 국립공원에서 북동쪽으로 차로 약 2~3시간 거리)는 고요한 풍경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 수 있는 기회가 장점이다.
트래블 앨버타의 영업 책임자 존 마멜라는 "이곳은 인간의 속도로 거대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고강도의 야외 활동을 선호하지 않는 여행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기차 운행을 위해 설계된 노선이 근간이다 보니, 탐방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여행자들은 노스 서스캐처원 강에서 급류 카약을 즐길 수 있고 노르데그 인근에서는 바다송어를 잡아보거나 록키 마운틴 하우스 하류에서는 산백어와 브라운 송어 낚시를 경험할 수 있다. 캠핑객들은 올드 손더스 타운 사이트나 어퍼 슌다 크릭 캠프장에서 습지와 순록 무리 인근에 텐트를 친다. 사진가들은 야생화와 이끼 낀 숲 바닥, 산악 풍경은 물론 엘크와 사슴, 여우, 때로는 산양까지 렌즈에 담을 수 있다. 역사 애호가들은 원형이 남아 있는 철도 침목과 같은 유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마멜라는 이 철도 탐방로가 "앨버타 주민들에게조차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앨버타에는 이 정도 규모와 길이를 갖춘 철도 탐방로가 많지 않다"며 "이곳은 여러 날에 걸쳐 이곳저곳을 살펴볼 수 있는 여행지"라고 설명했다.
"이 길이 조성되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저 이 지역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죠."
이 노선의 대표적인 명소 가운데 하나는 록키 마운틴 하우스에서 서쪽으로 약 6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길이 220m의 철제 교량, 톤턴 트레슬 다리다. 이 다리는 1985년까지 브레이조 콜리어리스 탄광으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던 역할을 했다. 탄광 폐쇄 이후 수십 년간 방치됐던 이 다리는 2025년 8월 보수와 재포장이 완료됐으며 전망대도 새로 조성됐다. 트레일을 따라 접근할 수 있고 협곡 너머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노르데그 주민이자 지역 관광 사업자들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 '디스커버 노르데그 & 에이브러햄 레이크'의 공동 운영자 제니퍼 아리아노는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장관"이라며 "가을에는 산과 계곡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색채를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르데그에 본사를 둔 산악 가이드 업체 '거스 히치 가이드'의 니콜 배럿 역시 이에 공감했다. 그는 "이 트레일과 주변 지역은 로키 산맥의 유명 국립공원들처럼 아름다운 산과 호수, 강을 갖추고 있지만 인파는 훨씬 적다"고 말했다.
"이 개발은 더 많은 여행자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고 머물도록 유도하는 훌륭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때 번성했던 석탄 마을 노르데그만큼 철도의 역사적 유산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곳도 드물다. 아리아노는 "철도는 이곳의 생명줄"이었다고 설명했다. 여행자들은 탐방로 입구에서 불과 두 블록 떨어진 '노르데그 디스커버리 센터 & 브레이조 탄광 국립 사적지'에서 당시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950년대에 건설돼 보존된 탄광 내부로 내려가는 체험도 가능하다. 여름철 가이드 투어는 석탄이 어떻게 가공돼 캐나다 서부 전역으로 운송됐는지, 그리고 광업과 철도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 밖에도 여행자들은 탐방과 함께 가이드 동반 자전거, ATV, 하이킹 투어를 즐길 수 있으며 인근 오두막과 롯지, 캠핑장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탐방로에서 도보로 가까운 광부 카페는 노르데그의 석탄 채굴 역사를 담은 사진으로 벽이 장식된 지역 명소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이곳에 오면 따뜻하게 구운 수제 파이를 꼭 맛봐야 한다.
론 패트릭은 "노르데그에 머무는 동안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파이 한 조각을 먹는 것"이라며 "이곳에서 가장 훌륭한 파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도 탐방로를 따라 ATV를 타고 다니며 내는 소리 때문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범파'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 탐방로가 특별한 이유는 아름다운 풍경과 고요함뿐 아니라 고향 같은 땅의 새로운 면모와 예상치 못한 역사적 교훈을 드러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석탄과 철로, 초기 산업의 흔적이 황야 속에 조용히 스며든 이 길을 거닐며, 나는 오늘날 사람들이 몰려드는 명소들 못지않게 이 외딴 철도길이 캐나다라는 나라를 세우는 데 기여했음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