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탈선 사고로 사상자 발생
포르투갈 구조 당국이 수도 리스본의 관광 명물 푸니쿨라(케이블 전차) '글로리아'가 탈선해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응급의료 당국은 부상자 중 5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어린이 1명을 포함한 나머지 13명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앞서 사고 현장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고 알려졌으나, 당국은 현재 전원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이번 비극의 영향을 받은 모든 가족에게 애도와 연대를 표한다"고 밝혔으며, 카를루스 모에다스 리스본 시장 또한 "우리 도시의 비극적인 날"이라면서 도시 전체가 "애도에 잠겼다"고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상자 가운데 한국인 1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정확한 국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는 현지 시각으로 3일 오후 6시 5분경 발생했으며, 당시 정확한 전차 탑승 인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에는 밝은 노란색 전차가 옆으로 쓰러져 거의 완전히 파손된 듯한 모습이 담겼다. 연기로 보이는 하얀 기체가 공기를 가득 메운 현장에서 사람들이 걸어서 빠져나가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목격자인 테레사 다보는 포르투갈 '오브서바도르'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차는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브레이크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전차가) 길 아래로 덮칠 것 같아 우리 모두 도망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전차는 비틀거린 뒤 (주변) 건물에 충돌했습니다."
또 다른 목격자는 포르투갈 TV 채널 'SIC'과의 인터뷰에서 가파른 길을 "전속력으로" 내려오던 전차가 결국 인근 건물에 충돌했다고 묘사했다.
이 여성은 "전차는 엄청난 힘으로 건물에 부딪혔고, 마치 종이상자처럼 구겨졌다.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리스본 당국은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했으나, '오브서바도르'지는 전차가 지나다니는 길의 케이블이 풀리면서 전차가 통제력을 잃고 인근 건물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전차 운영사인 '캐리스'는 "모든 유지보수 절차"를 준수해왔다면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또한 "끔찍한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위로를 전했다.

'푸니쿨라'는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내리는 케이블 전차의 일종이다.
사고가 발생한 푸니쿨라 '글로리아'의 차량 2칸은 전기 모터로 구동된다. 두 차량은 케이블의 양 끝에 연결되어 있어 한 차량이 내리막을 내려갈 때 그 무게로 다른 차량을 끌어 올려 두 차량이 동시에 오르내리게 된다.
글로리아 푸니쿨라는 리스본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로, 1885년에 개통된 이후 약 30년 뒤 전기식으로 전환되었다.
이 상징적인 노란 전차는 리스본처럼 언덕이 많은 도시에서는 매우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자갈길을 따라 매끄럽게 오르내린다.
이번에 사고가 난 노선은 리스본 중심부의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에서 출발해 그림 같은 자갈길이 있는 바이루 알투('높은 동네'라는 뜻) 지역까지 약 275m(900피트)를 단 3분 만에 운행한다.
글로리아 등의 푸티쿨라는 리스본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매우 사랑받는다. 특히 여름이 끝날 무렵엔 수많은 관광객이 리스본에 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