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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무엇이 달라지고, 누가 영향을 받나

1일 전
스마트폰 화면에 여러 소셜미디어 앱 아이콘이 표시돼 있고, 뒤로 유럽연합 깃발이 보인다
Getty Images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며 허위정보 반복 유통으로 수익을 얻은 콘텐츠 제작자는 최대 10억원의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다

온라인상 '가짜 뉴스'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7일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일반 이용자와 콘텐츠 제작자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핵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에 허위조작정보 신고 접수와 처리 절차를 마련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개정법 시행 이유에 대해 인공지능(AI)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확산으로 허위 이미지와 조작 영상 등이 빠르게 퍼질 수 있는 환경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허위조작정보의 기준이 모호하게 적용될 경우 합법적인 비판이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개정법 시행으로 무엇이 달라지고, 일반 SNS 이용자나 콘텐츠 제작자 등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까.

무엇이 달라지나

가장 큰 변화는 대형 플랫폼에 허위조작정보 신고 및 처리 체계를 갖추도록 했다는 점이다.

일정 매출액 기준을 만족하고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언론사,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공유 서비스 등의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 정책을 마련하고, 이용자가 관련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는 절차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고려하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엑스(X), 페이스북, 디시인사이드, 네이버, 카카오, 구글 등 대형 플랫폼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고가 접수되면 플랫폼은 이를 검토하고, 처리 결과를 이용자에게 알리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관련 처리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도 공개해야 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BBC에 이번 시행으로 대규모 정보통신 사업자가 허위조작정보 신고를 받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이 취지에 맞게 잘 시행된다면 허위 정보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추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사업자들이 판단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거나 플랫폼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 영향이 있나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와 더불어 사업자의 플랫폼을 이용해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는 일반 이용자와 크리에이터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반 SNS 이용자의 경우, 공개 게시물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단순한 의견·비판·풍자·착오와 허위조작정보가 구분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고당했다고 해서 곧바로 삭제나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사실이나 의견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 즉 반복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익을 얻는 이용자들이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정 개인이나 기업, 단체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처럼 반복적으로 다루거나 이미 거짓으로 확인된 내용을 조회수나 광고 수익을 위해 계속 유통하는 경우 플랫폼의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정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은 가중 손해배상 대상이 되는 게재자를 구독자 수 10만 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 동안 게시한 정보의 월별 합산 조회수 평균이 10만 회 이상인 경우 등으로 구체화했다.

또 법원 판결 등으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해 이익을 얻은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재자는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개인 간 폐쇄형 대화나 사적인 메시지는 이번 제도의 핵심 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카카오톡 1:1 대화나 인스타그램 DM처럼 사적 대화에 가까운 서비스는 직접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지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형 서비스는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개정정보통신망법 표결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형 전광판에 투표 결과가 표시돼 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야당 불참 속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뉴스1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야당 불참 속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허위조작정보란 무엇인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지난달 12일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KISO는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이 참여하는 민간 자율규제 기구로, 이번 가이드라인은 회원사들이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고 신고·조치 절차를 운영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담고 있다.

KISO는 허위조작정보를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 정의했다.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뿐 아니라,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도 포함된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정보가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허위조작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KISO 가이드라인은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하려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1. 허위 정보 또는 조작 정보
  2. 해당 정보가 허위 정보 또는 조작 정보라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
  3.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것

반대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주관적 평가나 가치 판단, 의견 표명, 논리적 해석은 허위조작 정보로 보지 않는다. 전체 맥락에서 사실에 부합하지만, 세부 내용에 경미한 오류가 있는 경우, 풍자와 패러디, 명백히 가상의 상황임을 알 수 있는 창작물, 허위 정보를 반박하기 위해 비판적으로 인용하는 팩트체크 보도 등도 제외된다.

어떤 게시물이 문제가 될 수 있나

개정법에 따르면 정보가 단순히 맞고 틀렸는지를 넘어 정보가 허위이거나 조작됐는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도와 방식으로 유통됐는지가 함께 고려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로 만든 이미지나 조작된 영상을 실제처럼 올리는 경우와 특정 인물에 대한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게시해 피해를 주는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법원 판단 등으로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해 수익을 얻는 경우 과징금 대상이 될 수 있다.

허위 리뷰나 악의적 조작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해 특정 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영업을 방해하는 경우나, 딥페이크나 음성 변조 등을 이용해 당사자의 초상이나 음성을 무단으로 변형해 피해를 주는 경우도 해당될 수 있다.

반면 정치인이나 정책에 대한 의견, 사회적 비판, 풍자나 패러디,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 중인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허위조작정보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단순 실수였더라도 정정 없이 반복적으로 공유하거나, 사실처럼 단정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누가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나

이번 제도에서 일차적으로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는 곳은 플랫폼이다. 이용자가 신고하면 플랫폼은 자체 운영정책과 절차에 따라 해당 게시물이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게 된다.

신고자가 단순히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KISO 가이드라인은 신고할 때 URL 등 해당 정보의 구체적 위치, 허위 또는 조작으로 지목한 표현,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보는 구체적 이유와 객관적 근거 자료, 신고자의 성명 및 연락처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플랫폼은 근거가 부족한 신고나 이미 조치가 끝난 사안에 대한 중복 신고, 허위 연락처를 이용한 신고 등을 반려할 수 있다. 특정인의 표현을 위축시키거나 괴롭힐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신고하는 경우 등 신고 남용에 대한 조치도 가능하다.

게시물 작성자나 신고자는 조치 결과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플랫폼이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은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현대사회에서 온라인 플랫폼은 소통의 공간이자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정당한 비판과 다양한 의견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명백한 허위 조작 정보와 불법행위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표현의 자유를 저해한다며 '입틀막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입틀막법은 악법이자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찬성 측은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플랫폼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일각은 플랫폼의 기준이 모호할 경우 정치적 발언이나 사회적 논쟁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개정법이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장치가 될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지를 두고 찬반 논란은 당분간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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