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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트로 만든' 화성에서 보낸 1년

2024.07.05
(왼쪽부터) 안카 셀라리우, 로스 브록웰, 켈리 헤이스톤, 네이선 존스
NASA
(왼쪽부터) 안카 셀라리우, 로스 브록웰, 켈리 헤이스톤, 네이선 존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화성으로의 여행은 SF 소설에나 나올 법한 소재였다.

그러나 현대 과학자들은 이 붉은 행성을 식민지화해 인간이 장기간 살아남기 위해선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사람이 살 수 없는 척박한 환경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우주에서 살아가려면 특별한 인간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주 비행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지난해 6월 25일, 켈리 헤이스톤, 로스 브록웰, 네이선 존스, 안카 셀라리우 등 미국인 4명은 “우주 여행”의 선구자로서 길을 떠났다.

사실 이들이 간 곳은 실제 화성이 아닌,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화성 표면을 그대로 복제한 실험실이다. 쉽게 말해, 화성 식민지화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제작된 인공 구조물이다.

과학자들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자리한 항공우주국(NASA)의 ‘존슨 우주 센터’ 훈련 기지에 세워진 해당 구조물을 미래 화성 식민지 개척자들이 살 법한 환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고자 노력했다.

최종 선발된 4명은 이곳에서 1년간 “감금돼” 생활했다. 지금껏 진행된 우주 비행 모의실험 중 가장 길고 포괄적인 프로젝트다.

그리고 이 1년간 과학자들은 이 4명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며, 이들의 정신 및 신체 건강 데이터를 수집했을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임무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오는 6일, 이 네 사람의 “비행”은 공식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사랑하는 가족도 없는 이러한 환경에서 다툼이나 정신적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 그 답을 찾고자 한다.

‘CHAPEA 1’ 프로그램의 참가자들
NASA
‘CHAPEA 1’ 프로그램의 참가자들

3D 프린터로 제작한 화성 모듈에서 보낸 1년

수잔 벨 교수
Reuters
이번 프로젝트의 과학적 부분을 담당한 수잔 벨 교수

이번 실험 프로젝트에 참가한 4명이 마지막으로 푸른 하늘을 본 건 1년 전이다.

지금껏 진행된 우주 비행 모의실험 중 가장 길고 포괄적인 프로젝트인 ‘CHAPEA’의 일환으로 이들은 거의 370일간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앞서 NASA가 “화성 거주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을 당시 1만 명 이상이 몰리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목표는 장기간의 우주 여행(지구에서 화성까지는 적어도 9개월이 걸린다)과 거의 완전한 사회적 고립이 인간에게 미치는 신체적, 정신적 영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화성 모듈 표면
NASA

화성 표면을 닮은 이 화성 모듈의 면적은 거의 160㎡로, 3D 프린터를 사용해 제작됐다.

과학자들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실제 화성 거주지 건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수백만 km 떨어진 다른 행성으로 건축 자재를 운반한다는 건 실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식민지 개척자들은 먼지, 모래 등 화성에 이미 존재하는 자재를 이용해 거주지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재와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모듈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다.

지구인의 도움 없이

‘존슨 우주 센터’ 소재 ‘NASA 행동 건강 및 성과 연구소’를 이끄는 수잔 벨 교수는 화성의 척박한 환경을 100% 재현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화성의 대기만으로는 호흡이 불가능하며, 중력도 다르고, 강한 방사선 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CHAPEA를 통해 미래 식민지 개척자들이 실제 화성에서 당연히 마주하게 될 다양한 문제에 대비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CHAPEA 참가자들은 1년 내내 장시간 우주 비행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음식, 즉 통조림만 먹거나, 특수 설계된 ‘화성 온실’에서 직접 재배한 음식만 먹었다.

한편 실제 식민지 개척자들이 겪을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지구와 화성 간 거리로 인한 통신 지연이다. 화성에 있는 사람이 중앙 센터와 통신하려고 해도, 지구에서 보낸 신호가 화성 표면에 도달하는 데는 22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실험에 참가한 과학자 4명
NASA

다시 화성으로 전송하는 데도 똑같은 시간이 걸리기에, 질문 하나에 대한 답을 듣는 데 거의 45분이 걸리는 셈이다.

즉, 화성에서 무언가 문제가 생겨도, 이들은 지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 내야 한다.

이에 이번 실험 또한 기계적 결함, 가끔 끊기는 오디오 통신, 소형 장비의 갑작스러운 고장 등 여러 예상치 못한 문제와 난관에 부딪히도록 설계했다.

벨 교수는 이러한 문제야말로 승무원들이 완전한 고립 상태에서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하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자연과학 분야의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있으며, 항공기 조종 경험이 있거나, 군사 훈련을 완료한 사람만이 이번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 있었다.

참가자 중 지휘관을 맡은 켈리 헤이스톤은 줄기세포 치료법 개발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의사 출신이다. 아울러 브록웰은 설계 엔지니어, 존스는 응급 출동 군의관, 셀라리우는 미 해군에서 근무한 미생물학자 출신이다.

프로그램 참여 적합성을 확인하고자 이들은 전문 우주 비행사와 동일한 신체 및 심리 검사를 거쳤다.

비판 의견

화성으로의 미션을 지지하는 이들은 CHAPEA에서 얻은 데이터가 우주 비행사 훈련을 위한 새로운 기술 및 방법 개발에 도움이 돼 결과적으로 장시간 우주 여행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며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그 위험성과 비용을 고려하면 유인 화성 비행이 애초에 필요하냐는 것이다. 결국 미래에 개척자들이 하게 될 업무 대부분도 훨씬 더 저렴하고 위험성도 낮은 로봇이 수행하게 될 거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위험성은 정말 상상 그 이상이다. ‘러시아 우주 연구소’의 국장이자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부회장인 레브 젤레니는 CHAPEA 프로그램을 통해선 어떻게 안전하게 인간을 화성으로 보낼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지구의 자기장 밖에 존재하는 강력한 방사선으로 인해 우주 비행사가 화성으로 이동 중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젤레니 국장은 유해한 우주 광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기술적 해결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러한 ‘화성 훈련’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보냈다.

젤레니 국장은 “훈련을 시킨다? 뭐, 이를 닦게 하고, 운동도 좀 시키고 … 이런 건 어떻게 해도 위험하지 않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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