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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쓰지 말라'는 트럼프의 5000달러 배당금... 현실성 있나

2시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0월 30일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오션 센터 아레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지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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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성인 1인당 5000달러 배당금' 계획을 내세우며 지원금이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소비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이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000달러(약 670만원) 배당금 구상에서 예상치 못하게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3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인 1인당 5000달러 배당금' 계획을 내세우면서도, 지원금이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 소비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세 수입을 국민에게 돌려주더라도 그 돈이 미국 경제 안에서 쓰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 이러한 계획을 재차 언급하면서 관세로 거둬들인 수입이 충분하다며 재원 마련에 자신감을 보였다.

'1인당 5000달러 배당금'이 현실화되면 총 재정 소요만 약 1조 달러(약 13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관세와 투자 유치 등으로 창출한 부가 25조 달러에 달하는 만큼 따져보면 그리 큰돈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그는 부부가 함께 1만 달러를 받는 상황을 가정하며 "배우자에게 '우리 1만 달러 생겼으니 중국 가서 쓰자, 일본 가자, 한국 가자'고 말해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지난달 14일 몬태나주 유세에서도 등장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배당금을 해외여행에 쓰지 말라고 촉구하며, 미국 안에서 돈이 순환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배당금 구상은 지난 9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거듭 강조되고 있지만, 지급 비용과 재정적자, 물가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했을 때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 찾는 미 관광객, 실제로 늘었나

2026년 10월 1일 서울 경복궁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통 한복을 입고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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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국가별 방한객 수 4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직접 언급하며 우려할 정도로 미국인들이 한국에 많이 오고 있을까?

실제 한국을 방문하는 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을 찾은 미국인은 121만40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인 방한객은 81만197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는데, 9월 한 달에만 13만4000명의 미국인이 한국을 방문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4% 늘었다.

또 미국은 중국(547만3078명), 일본(311만8815명), 대만(186만4368명)에 이어 국가별 방한객 수 4위를 기록했다.

미국인 관광객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는 미주 지역 관광객 증가 배경으로 직항 항공노선 확대에 따른 접근성 개선과 K-콘텐츠를 활용한 현지 마케팅 등을 꼽았다.

다만 미국인 관광객 증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언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발언은 해외 소비로 미국 내 경제적 효과가 유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정책적 의도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편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전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해 1~9월 누적 방한객은 1711만4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 분야 카드 소비액은 15조84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8% 늘었다. 관광객 수 증가뿐 아니라 실제 소비 규모도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1인당 5000달러' 재원은 충분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 무역 발표 행사에서 상호관세율이 담긴 도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를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고 부르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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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수입만으로 '1인당 5000달러' 지급액을 충당하려면 현재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배당금 구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지급 대상은 미국 성인 시민 약 2억4000만명이다.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총 1조2000억달러(약 1600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수입을 주요 재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이 지난 9월 보도한 미 의회예산국(CBO) 추산에 따르면, 당시 2026회계연도에 거둔 관세 수입은 약 1670억달러였다. 이는 배당금 지급에 필요한 1조2000억달러의 약 14%에 불과하다. 관세 수입만으로 지급액을 충당하려면 현재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관세 수입 자체의 불확실성도 변수다.

CBO는 지난 8월 발표한 관세 관련 재정 전망에서 2026 회계연도 순관세 수입 전망이 기존 2월 전망보다 약 2500억달러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징수한 관세 수입 가운데 약 1660억달러가 환급될 것으로 예상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관세로 거둔 금액이 모두 정부가 최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순수입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원 외에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헌법상 연방정부의 지출을 결정하는 권한은 의회에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대규모 현금 지급을 결정할 수는 없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더라도 법안 통과 과정에서 당내 이견이나 재정 부담에 대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반적인 법안의 경우 상원에서 60표가 필요하지만, 공화당이 예산조정 절차를 활용하면 민주당의 협조 없이 추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세 차례에 걸쳐 국민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한 경험이 있다. 2020년 3월 성인 1인당 최대 1200달러, 같은 해 12월 최대 600달러, 2021년 3월 최대 1400달러가 지급됐다.

의회 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세 차례 지급을 합쳐 총 4억7600만건의 지급이 이뤄졌으며, 총액은 8140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당시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긴급 지원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지원과 별다른 경제 위기 상황 없이 1조달러가 넘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재정적 맥락을 달리 한다.

경제적 효과도 논쟁거리 중 하나다.

현금 지급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할 수 있지만, 한꺼번에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코로나19 당시 경기부양책으로 지급된 현금은 소비 수요를 끌어올렸고 이후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배당금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경우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가 더 늘어나고 국채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관세 수입만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정부의 추가 차입이나 다른 지출 삭감이 필요할 수 있다.

한국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비교하면

서울 용산구 상점에 민생회복지원금 사용처 안내문이 걸려 있다.
NEWS1
한국 정부도 2025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통해 총 13조522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소비를 촉진하고 국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한 사례가 있다.

정부가 2025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통해 총 13조5220억원을 지급한 것이 그 중 하나다.

당시 1인당 지급액은 소득과 거주 지역 등에 따라 15만~55만원으로 차등화했으며, 신용·체크카드 충전금과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등의 형태로 제공됐다.

또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일부 업종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지역 내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소비하도록 제한해 지원금이 국내 지역경제로 흘러가도록 설계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처의 월평균 매출은 비사용처보다 2.91% 더 증가했다. 분석 방법에 따라 매출 증가 효과는 1.46~3.76%로 추산됐다.

신용카드 지급분 9조1000억원을 기준으로 전국 사용처에서 발생한 추가 매출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소비쿠폰이 2025년 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약 0.12% 높이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소비 진작 효과가 장기간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한국은행은 매출 증가 효과가 지급 초기 1~2개월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소비쿠폰이 단기적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이고 소상공인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지만, 지속적인 성장 효과를 위해서는 사용처와 지원 방식 등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별도의 정책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국의 소비쿠폰과 트럼프 대통령의 배당금 구상은 국민에게 직접 돈을 지급해 소비를 촉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규모와 목적은 다르다.

한국의 소비쿠폰은 국내 소상공인과 지역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처를 제한한 정책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배당금은 미국 성인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훨씬 큰 금액을 일회성으로 지급하고, 소비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해외 소비를 어떻게 제한하고 실제로 집행할 것인지도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다만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데다, 상원 역시 접전이 예상되면서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선거를 앞둔 유세용 메시지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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