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베개가 내게 맞을까? 수면 자세별 베개 선택법
공항에서 이런 사람들을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탑승 수속을 위해 베개를 팔에 끼고 짐을 끌고 가는 이들 말이다. 맥카시 박사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저는 제 베개를 챙겨 다닙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도 머리가 파묻힐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아침까지 꺼지지 않는 베개에 애착을 가진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맥카시 박사는 자신이 유독 유난을 떠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베테랑 물리치료사다. 잘못된 베개가 목 통증을 비롯해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해외에 베개를 챙겨가지 않을 때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베개부터 정돈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평범한 베개도 숙면에 적합한 베개로 만드는 자신만의 검증된 비법을 가지고 있다. 그가 전하는 '나에게 딱 맞는 베개 찾는 법'을 소개한다.
어떤 자세로 잠을 자는가?
맨체스터 물리치료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맥카시 박사는 사용자의 수면 자세에 따라 적절한 베개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BBC 팟캐스트 '슬라이스드 브레드(Sliced Bread)'에서 대부분의 수면 유형은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측면 수면), 바르게 누워 자는 자세, 엎드려 자는 자세(복부 수면) 등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맥카시 박사는 이 중 엎드려 자는 자세를 권장하지 않는다. 목이 한쪽 방향으로 오랫동안 꺾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자면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 자극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척추 통증 치료와 관련해 물리치료 학계에서 거의 모두가 동의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엎드려 자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르게 누워 자는 사람은 베개를 고를 때 척추 상부(등)의 굽은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몸이 더 구부정하게 변한다.
맥카시 박사는 등이 많이 굽었다면 "등이 곧고 평평한 사람보다 약간 더 두꺼운 베개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어깨너비다. 일반적으로 어깨가 넓을수록 더 두꺼운 베개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 사용하는 매트리스의 단단함 정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매트리스는 얼마나 푹신한가?
맥카시 박사는 매트리스에 몸이 얼마나 파묻히느냐가 "필요한 베개 높이에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단단한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어깨가 넓은 사람은 두꺼운 베개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더 부드러운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경우, 어깨가 매트리스 안으로 더 깊이 파묻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얇은 베개가 필요합니다."
매트리스가 얼마나 푹신한가는 바르게 누워 자는 사람에게는 비교적 영향이 적다.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만큼 매트리스에 깊이 파묻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 사용하는 베개가 너무 납작하게 느껴진다면, 베개 밑에 접은 수건을 깔고 접는 횟수를 조절해 높이를 맞추는 맥카시 박사의 조언을 활용할 만하다. 이렇게 맞춘 대략적인 높이를 측정해 두면 새 베개를 고를 때도 도움이 된다.
어떤 모양이 가장 좋을까?
시중에는 경추형, 인체공학적, 교정용 베개 등으로 홍보하는 특수 베개들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맥카시 박사는 이러한 베개들의 효과가 명확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의 경우 목 부위에 닿는 베개의 앞쪽을 약간 더 높게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일부 단편적인 연구 결과가 존재하긴 합니다."
베개 앞쪽 높이를 올리는 것이 자신의 숙면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면, 수건을 말아 베개 밑에 괴어 두는 맥카시 박사의 비법을 시도해 보자.
그는 옆으로 누워 잘 때는 척추가 곧게 일직선을 유지하도록 돕는 베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르게 누워 자는 이들을 위해 일부 제조사에서는 중앙이 움푹 파이고 양옆이 솟아오른 형태의 베개를 홍보하기도 한다. 맥카시 박사는 이러한 형태가 수면 자세를 바르게 잡아주기는 하지만, 자신의 환자 중 일부는 "약간의 답답함이나 폐쇄공포감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머리가 크고 무게감이 있는 사람일수록 더 두껍고 단단한 베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깃털 베개인가, 폼 베개인가?
맥카시 박사는 깃털이나 다운(오리털·거위털) 소재는 머리의 열을 흡수해 배출해 주므로 무더운 밤에도 시원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베개는 자는 동안 베개의 모양이 변할 수 있다. 특히 뒤척임이 심한 사람은 베개가 침대 헤드보드 쪽으로 쏠려 뭉치기도 한다.
"처음에는 편안하고 납작하게 목을 잘 받쳐주던 표면이 결국 쐐기 모양으로 변하면서 목이 꺾이게 됩니다."
맥카시 박사는 중공사(Hollow fibre)나 극세사 소재의 솜 베개는 열 배출 성능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형태는 훨씬 잘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제품은 베개 하단부에 보다 단단한 소재를 사용해 밤새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받쳐주기도 한다.
맥카시 박사는 통풍을 위해 통기 구멍이 뚫려 있는 폼 베개를 5년 전 약 50파운드에 구매해 사용 중이다. 옆으로 누워 자는 수면 습관을 가진 그는 이 베개 아래에 접은 수건을 받쳐 높이를 맞춘다.
그는 적합한 베개를 고르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과 조건에 좌우된다"며, 일부 브랜드가 제공하는 무료 체험 서비스를 활용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나 모든 수면 자세에 완벽히 들어맞는 단 하나의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모든 베개는 자신에게 맞게 조정해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