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백악관의 캐릭터 '피카츄' 이미지 사용에 반발
포켓몬 컴퍼니 인터내셔널이 백악관의 포켓몬 이미지 사용을 비판했다. 백악관은 피카츄의 작은 이미지를 넣은 온라인 밈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문구를 함께 사용했다.
스라반티 데브 포켓몬 컴퍼니 대변인은 "해당 콘텐츠의 제작이나 배포에 우리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지적재산권 사용에 대한 허가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며, 이는 어떤 정치적 견해나 의제와도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포켓몬 측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추방 정책을 홍보하는 데 포켓몬 이미지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한 바 있다.
BBC의 질의에 대해 백악관은 포켓몬 측이 정치적 편향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닌텐도용 게임 '포코피아(Pokopia)'를 출시한 포켓몬은 지난해 9월에도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미 국경순찰대와 이민 단속 요원들의 체포 장면을 담은 영상에 포켓몬 주제가와 슬로건 '모두 잡아라(Gotta catch 'em all)'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포켓몬 측은 해당 콘텐츠의 제작이나 배포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지적재산권 사용을 허가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된 밈 역시 게임 '포코피아' 이미지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구도 게임과 비슷한 글꼴로 작성됐으며, 'make'라는 단어의 'e' 뒤에서 작은 피카츄 캐릭터가 튀어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https://twitter.com/WhiteHouse/status/2029566106650767581
포켓몬 측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 백악관은 BBC에 케일런 도어 대변인이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참고하라고 안내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약 10년 전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사진이 포함돼 있다. 기사에는 트럼프의 2016년 대선 경쟁자였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Pokémon Go)'를 언급한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클린턴은 "사람들이 '포켓몬 고 투 더 폴스(Pokémon go to the polls·투표하러 가자)'를 하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어 대변인은 게시물에서 "피카츄 씨, 팬입니다. 하나 묻겠습니다. 이런 기사들에는 왜 아무 반응이 없나요?"라며 "어쩌면 당신들도 어떤 정치적 입장과 연관돼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행정부는 정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인기 밈을 자주 활용해 왔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이에 대해 "흥미로운 게시물과 강렬한 밈을 통해 대통령의 매우 인기 있는 정책을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백악관이 이란과의 전쟁 장면과 인기 비디오게임 시리즈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영상을 섞은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여러 예술가와 창작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서 사용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코미디언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인 테오 본은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를 인터뷰한 적이 있으며 정치적으로 그를 지지한다고 밝혀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국토안보부(DHS)가 자신의 발언 영상 일부를 이민자 추방 수치를 알리는 게시물에 사용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본은 X에 "야 DHS, 이 영상 사용에 나는 동의한 적 없다"고 썼다. 이어 "내 주소도 알 테니 수표나 보내라. 그리고 이 게시물은 내려 달라. 당신들의 '멋진' 추방 홍보 영상에 나를 끼워 넣지 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