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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자지구 계획에 대한 하마스 반응 주목... 아직 갈 길 멀었나

2025.10.04
트럼프와 악수하는 네타냐후 총리
EPA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주 백악관에서 만나 미국의 휴전 제안을 발표했다

하마스가 협상과 특정 조건 충족을 전제로 남은 인질들을 석방하는 것에 동의한단 소식은 이를 오랫동안 간절히 기다려온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세지였을 것이다.

하마스는 미국의 평화 제안에 대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담긴 교환 공식에 따라 현지 조건이 충족되면 모든 이스라엘 수감자들, 생존자와 사망자를 모두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초 백악관에서 발표한 이 교환 조건은, 전투의 즉각 중단과 함께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모든 생존 인질들을 72시간 안에 석방하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질들의 유해를 반환하는 대신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무장 단체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여전히 48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은 20명 정도로 추정된다.

하마스가 미국 평화안의 또 다른 핵심 조항, 즉 가자지구 통치를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들에게 넘기겠다는 데 동의한 것도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장문의 제안 가운데, 성명에 전혀 언급되지 않은 중요한 요소들도 많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다.

이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 성명의 문구를 면밀히 검토하며 진짜 의도를 파악하려 들 것이다.

이번 합의를 성실하게 수용한 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벌어 장기 협상을 다시 열기 위한 시도일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 성명이 나온 시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마스에 5일 저녁까지 합의하지 않으면 "지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는 점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내각의 일부 인사들은 크게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폭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상황에서 이러한 시각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 성명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성명을 근거로 나는 하마스가 지속적인 평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은 가자 폭격을 즉각 멈춰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인질들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출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은 너무 위험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장기적인 미래를 논의하는 과정에 계속 관여할 것을 암시하는 성명 마지막 문단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마스의 이번 성명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오늘은 커다란 날"이라고 말하며, 이번 제안을 함께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준 여러 나라들에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 평화가 현실로 다가오기까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세부 사항이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직 성사가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인정하는 듯했다.

그는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마지막 합의문과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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