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 레드카드 세장...심판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더 엄격해졌을까
월드컵 경기에서 레드카드가 난무하던 시대는 지나간 줄 알았다.
하지만 11일에 열린 개막전에서 멕시코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2-0으로 꺾는 경기에서 레드카드 세 장이 나왔다. 한국이 속한 A조 예선 경기였다.
남아공의 야야 시톨레와 템파 즈와네가 퇴장당했고,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멕시코의 세사르 몬테스도 퇴장당했다.
어쩌면 우리는 최근 월드컵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러시아와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대회 전체를 통틀어 레드카드가 모두 네 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6년 월드컵은 이미 그 수치에 거의 근접했다.
한 경기에서 세 명의 선수가 퇴장당한 것은 2006년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다. 당시에는 총 28명의 선수가 퇴장당했다.
당시 대회에서는 세 경기에서 각각 세 명의 선수가 퇴장당했고,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경기에서는 역대 최다인 네 장의 레드카드가 기록되기도 했다.
우리는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가게 되는 걸까? 2026년 월드컵은 레드카드가 눈송이처럼 쏟아진 대회로 기억될까?
때로는 레드카드가 정당하다
2017년, 피에를루이지 콜리나는 FIFA 심판위원장으로 임명되며 매우 다른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콜리나는 판정이 양 팀 모두를 위한 정의로 기능해야 한다고 종종 강조했다.
선수들이 퇴장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한, 경기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그의 재임 동안 페널티킥이 선언된 상황에서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한 경우(Dogso)에 대한 규정은 크게 완화됐다. 이제는 레드카드를 받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따라서 그의 취임 이후 열린 2018년과 2022년 월드컵에서 레드카드가 각각 4장에 그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회 초반의 심판 판정 기조는 종종 축구 대회 분위기를 형성하곤 한다. 그렇다면 이번 경기를 보고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이탈리아 출신인 콜리나는 대회 전 브리핑에서 시간 끌기와 전반적인 선수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레드카드가 급증할 정도의 강경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
때로는 레드카드가 정당하다. 적어도 대부분은 그렇다.
브라이언 구티에레스를 파울로 저지한 시톨레의 퇴장은 주심 윌톤 삼파이우에게는 명확한 판정이었다.
멕시코의 공격형 미드필더는 골문을 향해 돌파하고 있었고, 시톨레가 의도적으로 넘어뜨린 것은 아닐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남아공 선수가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두 번째 퇴장은 훨씬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비디오 판독(VAR) 검토 끝에 즈와네에게 폭력적 행위가 적용됐다.
즈와네는 로베르토 알바라도와 몸싸움을 벌였고, 멕시코 선수는 머리를 감싸 쥔 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볼이 없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충동처럼 보였지만, VAR을 맡은 콜롬비아 출신 니콜라스 가요의 권고로 주심이 모니터를 확인하러 갔다.
삼파이우가 화면에서 리플레이를 확인할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실제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정말로 머리에 손이 닿았던 것인지, 만약 그랬다면 우연이었을지 혹은 팔을 휘두른 것인지 알 수 없다.
폭력적 행위를 판단할 때 VAR은 주먹을 쥐고 있는지를 공격성의 신호로 본다.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지만, 하나의 판단 기준이다.
즈와네는 주먹이 아닌 손바닥으로 알바라도의 머리 옆 부분을 가격한 것으로 보였다.
이는 매우 가혹한 판정처럼 보이며, VAR이 개입해야 할 '명백하고 확실한 오류'에 해당하는 사례는 아닌 듯하다.
혹은 이것이 바로 콜리나가 심판과 VAR에게 주의하라고 지시한 사안일 수 있다. 좋지 않은 선수 행동의 범주에 해당하는 것이다.
콜리나는 선수들이 충돌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행위나 판정에 항의하며 경기장을 떠나는 행동에도 퇴장을 도입했다. 또 세트피스 상황에서 방해 행위로 인한 득점 취소도 원하고 있다.
즈와네의 행동 역시 이러한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이는 경기 내 이른바 다크 아트(어두운 기술)를 줄이기 위한 콜리나의 시도일 수 있다.
아직 심판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 번째 레드카드 역시 페널티킥이 선언된 상황에서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한 상황(Dogso)에서 나왔고, 처음에는 논란이 있어 보였다.
쿨리소 무다우가 페널티 지역으로 돌진하며 몬테스를 제치려 했으나, 성급한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무다우는 측면에 약간 치우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옐로카드가 더 그럴듯해 보였다. 그러나 삼파이우는 레드카드를 꺼냈다. 그렇다면 VAR이 다시 개입해야 하지 않았을까?
장면을 다시 보면 무다우의 다음 터치는 페널티 지역 안으로 볼을 컨트롤하는 것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다. 근처에는 수비수도 없었다.
무다우는 한 번 터치 후 슈팅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컸다. VAR이 개입해 이를 명백한 주심의 오심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은 낮았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10월, 크리스털팰리스와 본머스의 3-3 무승부 경기였다.
마르코스 세네시가 이스마일라 사르를 넘어뜨렸고, 팰리스 공격수는 무다우와 유사한 위치로 진입 중이었다.
주심 재러드 질레트는 옐로카드를 꺼냈지만, VAR이 화면 확인을 권고하며 레드카드로 상향할 것을 요청했다.
질레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프리미어리그 주요 판정 검토 패널은 그의 판단이 잘못됐고 레드카드가 맞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삼파이우의 판정이 옳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적어도 충분히 근거 있는 결정이었다.
콜리나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 방해'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일 유형의 행정가는 아니다. 그는 월드컵 개막 전 자신의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이번 월드컵이 심판들의 무분별한 레드카드 남발로 얼룩질 것이라고 쉽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가 단지 한 번의 특이한 사례, 즉 104경기 전체에서 통계적 예외일 가능성도 있다.
경기장에서 직접 결정된 두 장의 레드카드는 종합적으로 볼 때 모두 올바른 판정일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심판의 판정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