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코에 2-1 역전승…광화문 달군 월드컵 1차전 승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광화문을 환호로 물들였다.
한국 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경기에서 체코에 2-1로 승리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경기를 보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기준으로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일과가 한창인 시간대에 치른 경기였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광장을 찾았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 정장을 입은 채 응원전에 합류한 직장인들과 한국 여행 중에 거리 응원을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커다란 태극기를 몸에 두른 프랑스 출신 휴고와 아르템은 한국을 10일 동안 여행하던 중 거리 응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르템은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나왔다"라며 "깨끗하고 안전한 분위기에서 응원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했다.
거리 응원에 참여하기 위해 붉은 옷을 입고 대형 중계 화면 앞에 자리를 잡은 여러 시민은 한국 대표팀의 승리를 예상했다.
어릴 때부터 축구 팬이었다는 20대 후반 디자이너 이인복 씨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실패를 생각해서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좀 힘들 것 같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대표팀은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한다"라며 " 홍명보 감독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전력이 좋다"라고 말했다.
축구를 떠나 응원 문화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30대 딸과 함께 거리 응원을 하러 여수에서 올라왔다는 김혜정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나라가 지금 힘든 상황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에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라며 "힘을 얻고 돌아갈 것 같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전반전 내내 주도권을 잡았으나 몇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시작 14분 만에 체코 대표팀 주장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22분 황인범이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주장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후반 35분 황인범의 도움을 받아 결승골을 성공시키면서 한국은 2-1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체코의 선제골에 광장에는 일순간 정적이 흐르고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곧 황인범의 동점골이 나오자 팬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환호했다. 이어 오현규의 역전골까지 터지자 광화문광장은 순간 2002 한일월드컵을 떠올리게 하는 함성과 응원 물결로 가득 찼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시민들은 응원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의 월드컵 첫 승을 축하했다.
함정섭 씨는 경기가 끝난 후 "지옥에 있다가 천당으로 올라간 기분"이라면서 기뻐했다.
"그동안 한국 축구가 우왕좌왕하는 게 있었고, 이전에는 경기 결과도 안 좋아서 많이 실망했었어요. 그래서인지 솔직히 이번에 분위기도 많이 식은 것 같아서 저도 쉬어가려고 했지만, 응원하자는 마음으로 나와서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은 광화문 광장을 넘어 그 인근 지역까지 인파로 가득 찼던 역사적인 2002년 한일월드컵이나 전국 곳곳에서 수만에서 수십만 명씩 모여 거리 응원을 벌였던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등과 비교하면 다소 관심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대표팀이 역전승을 거두자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은 "앞으로의 일정이 기대된다"라며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했다.
회사 동료들과 응원을 하러 온 한 20대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밥을 포기하고 경기를 보러 나온 보람이 너무나도 있다"라며 "한국이 이겨서 너무 뿌듯하고 남은 경기까지 착착 이겨서 16강까지 꼭 갔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하며 16강 진출을 향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오는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머지 A조 경기를 치른다.